행복(3) :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저금해 놓아요. [얼룩소 갈무리]

2023년 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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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행복(3) :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저금해 놓아요.

황사에 미세먼지가 며칠 하늘을 뒤덮고 있다. 회색 가득한 날을 보내니, 뭔지 모르게 다운이 된다. 힘에 부치고 마음 무거울 때 꺼내보고 미소지을,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쌓아둬야겠다.

황사를 잊게 한 뽑기방 피규어와 작은 장난감들

 

뽑기방에서 뽑은 피규어 3개와 큰 문구점에서 산 작은 장난감 2개. 아이가 좋아했다. ⓒ청자몽

'뽑기방'이라고 쓰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동전 넣고 돌리면 작은 피규어를 뽑을 수 있는 자판기가 가득한 가게가 있다. 며칠전부터 거기를 다시 가보겠다고 7살 아이가 졸랐다. 나중에 가자. 며칠 있다 가자라며 차일피일 미뤘다.

연이어 황사에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서, 유치원 하원하면서 놀이터에서 놀지 못하고 그냥 집에 왔다. 아이는 빼꼼히 부엌 창문을 바라보며,


"엄마.. 지금이 낮이에요? 저녁이에요? 밖이 아직 너무 밝아요. 밖에 나갔다 오면 안 되요?"

안 된다고 했는데.. 안되. 모래바람이 심해. 라고 계속 말해주다가, 좀 안된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일은 우리 뽑기방에 갈래? 해서, 우리는 그날 유치원 끝나고 마을버스를 타고 '작은 사거리'를 갔다. 평일에 작은 사거리 나들이라니.. 거의 읍내 나가는 느낌이었다.

뽑기방에서 3천원짜리 3개나 뽑았다. 원래 2개만 뽑기로 했는데, 하필 '왕관' 뽑기를 보고 말아서 실갱이를 하다가 그것도 뽑았다.

뽑기방을 나와서 옆에 샐러드 전문점에 갔다. 키오스크 기계가 하필 높은 곳에 있어서, 20kg 육박하는 아이를 안고 주문하는건 불가능했다. 의자를 놓고 신발 벗고 올라가서 꾹꾹 눌러 주문을 하고 카드까지 넣었다.

옆에 큰 사무용품 문구점에 들러 볼펜 구경을 하다가, 장난감 2개를 더 샀다. 뭔가 출혈이 좀 심한 느낌이었지만, 며칠 그냥 집에 온게 미안해서 그냥 계산을 했다. 아이는 장난감이 5개나 된다고 많이 좋아했다.

분수대 앞 의자에 앉아 물 한모금 마시는데.. 아이가 행복하다고 했다. 좋아요. 이것도 저것도. 그렇구나. 엄마도 재밌었어. 행복이 참 별게 아닌데, 진짜. 근데 좋구나. 우리는 그 순간 황사니, 집안일이니, 다른 것들을 생각하지 않았다. 예쁜게 나오기를 바랐고, 샐러드 가게 안 피규어와 장식들을 구경했다. 문구점은 구경만 해도 즐겁다.

집에 와서도, 아이는 작은 장난감들을 늘어놓고 좋다고 들여다봤다. 재밌었어. 좋았어를 연발하면서.. 그 기분 오래 갔으면 좋겠다. 침울하고 우울한 날에 잠깐 꺼내어 보고 미소지을 수 있게, 작고 소중한 행복들을 저장해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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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또 소중한, 매일 하는 일들

 

( 이미지 출처 : 유튜브 채널 "유 퀴즈 온더 튜브" 영상 캡처 )

유퀴즈에 김희애님이 나오신 영상을 몇개 봤다. 오랜 시간 자신의 일을 해온 배우. 어렸을 때부터 늘 TV에서 봤던, 지금은 같이 나이들어가는 배우다.

( 이미지 출처 : 유튜브 채널 "유 퀴즈 온더 튜브" 영상 캡처 )

아이 키우면서 7년간 공백을 갖은 후, 나와서 하시는 말씀이 와닿았다. 여기서 '일'이라고 말하는 그 일을 꼭 밖에 나가서 하는 큰 일이라고 보지 않고, 내가 늘 하는 작지만 해야 하는 일이라고 봐도 의미가 다르지 않았다.

사람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게 자기한테 자존감을 키워줘요.

https://youtu.be/HOB4ZltS_Cc

무엇을 하든,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잘 쌓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하고 눌리는 날에는 더더욱 내 일을 잘 하고, 나의 하루를 잘 보내고, 작은 행복도 놓치지 말고 쌓아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원글 링크 :
https://alook.so/posts/1RtMYDM?utm_source=user-share_Dotdl1

행복(3) :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저금해 놓아요. by 청자몽 - 얼룩소 alook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