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나의 하루를 3인칭으로 써보기 (패스트캠퍼스, 김영하의 글쓰기 Freeview 강연대로 써봄) [얼룩소 갈무리] 본문
2023년 6월 30일
제목 : 나의 하루를 3인칭으로 써보기 (패스트캠퍼스, 김영하의 글쓰기 Freeview 강연대로 써봄)
우연히 피드에 뜬 유튜브 광고 중에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서 보게 됐다. '김영하의 글쓰기' 강의 중에 한 꼭지였다. 이대로 따라 써봐도 재밌겠다 싶어 한번 써봤다.
우연히 보게 된 1분 49초짜리 광고
'광고 건너뛰기' 안하고 다 봤다.
김영하 작가님의 글쓰기 강연 맛보기 영상이었다. 자신의 하루를 3인칭으로 써보세요. 라는 내용이었다. 작가님은 2가지 숙제를 내주셨는데, 둘다 재밌어 보였다. 광고 스킵 안하고 끝까지 봤다.
- 자신의 일상을 3인칭으로 써보기
- 타인을 1인칭으로 묘사하기
첫번째는,
마치 유체이탈 화법처럼 나의 일상을 3인칭 시점으로 써보는 것이다. 그 또는 그녀의 일상처럼 묘사를 해보라는거였다.
두번째는,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처럼 고양이나 강아지 등의 시점으로 나를 관찰해서 일상을 써보라고 했다. 재밌겠다!
https://youtu.be/ftmDhjXnNwo
두가지 모두 써봤다.
나를 3인칭의 시점으로 써봤다.
01
자신의 일상을 3인칭으로 써보기
제목 : 비가 퍼붓던 목요일, 아침 풍경
그녀는 아침에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전전날부터 감기에 걸려 아픈 딸아이가, 수요일 밤에도 어김없이 새벽에 아파했기 때문이다. 다행이 열은 없었는데, 아픈 끝이 결국 징징댐으로 나타난걸까? 느닷없이 새벽 3시에 안아달라면서 울었다.
"왜? 아퍼?"
"엄마 안아주세요. 엄마가 안아줘야 되요. 같이 있어주세요."
한 공간에 있지만, 둘은 따로 있었다. 딸은 바닥 매트 위에서 자고, 그녀는 침대에서 잤다. 아이는 내려와서 자기 옆에 있어달라고 칭얼거렸다. 그날 따라 더 눈이 떠지지 않았는데, 더듬거리며 바닥으로 내려와 아이를 토닥였다.
이상하게 몸이 아팠다. 그러고보니 목도 칼칼한 것 같고.. 아무래도 딸한테 있던 바이러스가 그녀에게도 전염이 된 모양이다. 올 것이 온거여. 쩝..
뒤척이며 힘겨워하다가 4시반쯤 아이는 잠이 들었다. 잠든 것을 확인하고, 그녀는 간신히 침대로 올라가 기절해버렸다. 이틀째 새벽 근무라니.. 이러니 더 죽겠지. 쿨룩쿨룩.
눈을 떠보니 8시반이 넘었다. 큰일이다. 후딱 일어나서 유치원 갈 준비를 했다. 아픈 아이는 투정도 늘어, 등원준비가 쉽지 않았다. 그녀도 감기 때문에 열이 오르고, 목이 아파 힘들었다.
간신히 아이의 머리를 땋아주고, 자기 옷도 갈아입었다. 옷 갈아입는데 문득 서러움이 복받쳤다. 나도.. 나도 아프다. 정말..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눈물을 닦았다. 감기 걸려서 아픈게 서러운건지, 호르몬 교란으로 느껴지는 감정이 그녀의 것이 아닌게 슬픈건지 모르겠다.
"엄마 왜 울어요?"
"어.. 아파서. 엄마도 아파서. 있다가 병원 갈려고. 근데 비가 많이 온다. 어쩌지?"
"어른도 울어요?"
"그럼. 어른도 울지. 사람은 슬프면 우는거야. 우는게 나쁜건 아니지. 그냥.. 속상한거지."
토끼귀는 아니지만, 아이의 귀가 축 쳐지는게 느껴졌다. 울면 안 되는게 아니다. 아프면 울어야 되. 속상하니까 우는거야. 그런데.. 힘겹다.
비가 쏟아지던 목요일 아침이었다.
02
타인을 1인칭으로 묘사하기
제목 : 린지 이야기
안녕! 내 이름은 '린지'야. 난 사진처럼 이쁘게 생긴 고양이야. 어때? 한 미모하지? 뜬금없겠지만, 좀 옛날 이야기를 할려고... 한 17년전쯤? 그러니까 2006년 9월에 있었던 일이야. 좀 오래전 일이라고 어리둥절하지 말고.. 잘 들어봐.
나를 키우던 집사는 미대 4학년 오빠였어.
아..참고로 나는, 눈치챈 것처럼 암코양이야. 여자여자하잖아? 어쨌든 이렇게 이쁘지만, 주인 복이 없었던건지 한번 파양 당하고, 두번째로 미대 오빠한테 입양이 됐어. 오빠 집사는 날 보고 '개냥이'라고 했거든. 개냥이? 그게 뭐냐고? 개 성향을 가진 고양이란 뜻이야. 내가 애교가 쫌 많았거든. 한번 파양된 후로, 터득한 스킬이기도 해. 한마디로 성격이 좋단 말이지.
오빠는 졸업반인데, 어느 회사에서 인턴쉽을 하면서 대학원 준비를 하고 있었어. GRE라고 들어봤나? 암튼 뭔지 나도 모르겠지만, 그 시험을 잘 봐야 오빠 집사가 원하는 대학원에 지원할 수 있대. 그런데 그 시험이라는게 말야. 진짜 말 그대로 GR스러워서, 엄청 어렵단다. 몇번 봤는데 맘에 드는 점수가 안 나왔대. 그래서 고민하더라.
그러던 어느날, 나한테 그러는거야.
"린지, 미안한데.. 일주일만 다른 집에 있다 와라. 그 집 여자분이 잘 챙겨줄꺼야. 동물을 집에 들인 적이 없다는데.. 넌 개냥이니까 잘 지낼꺼라 믿어. 일주일 후에 데리러 갈께. 알겠지? 여자분 말 잘 듣고."
그러더니 내 허락도 없이 짐을 막 챙기더라. 헐.. 뭔.. 뭔짓이야? 누가? 누가 간대? 어어어.. 이동장에 나를 쓱 밀어넣고, 말했던 집으로 갔지 뭐야. 흥치뿡!
"누나. 미안해. 일주일만 부탁할께. 사료 그릇 채워주고, 물 꼭 챙겨주고. 아 맞다. 모래도 잘.. 미안해. 아무튼 내가 이번엔 꼭 잘 볼께. 부탁해. 얘 이름은 린지야. 성격 좋으니까 데리고 있을만 할껄? 나 간다."
오빠 집사는 등을 쓰다듬어 줬어. 그리고 그 누나라는 여자한테 인사하더니 문닫고 휙 가버리대.
누나는 같이 일하는 회사 개발자랬어.
원글 링크 :
https://alook.so/posts/Djtl4jq?utm_source=user-share_Dotdl1
나의 하루를 3인칭으로 써보기 (패스트캠퍼스, 김영하의 글쓰기 Freeview 강연대로 써봄) by 청자몽
우연히 피드에 뜬 유튜브 광고 중에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서 보게 됐다. '김영하의 글쓰기' 강의 중에 한 꼭지였다. 이대로 따라 써봐도 재밌겠다 싶어 한번 써봤다. 우연히 보게 된 1분 49초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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