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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갈무리

자랑공격, 자랑할머니 이야기

sound4u 2026. 4.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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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공격, 자랑할머니 이야기

아이의 친구가 누구한테 고백 공격을 당했다고 했다.
요새는 고백 받았다고 하지 않고, '고백 공격' 당했다고 표현을 하나보다. 신기하다.

하긴 고백도 어떻게 보면 공격으로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


나야말로,
얼마전에 '자랑 공격'을 받았다. 푸헛.

아이 하교를 기다리며 넓게 그늘이 드리워진 나무 아래 서 있었는데.. 어떤 할머니가 쓱 오시더니


"그늘이 여기 밖에 없네. 그쵸?"


쎄했다.
그렇지.
그리고 쎄한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할머니는 (나는 동의하거나 공감하지도 않는데)
자랑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 자기 손주는 학원 하나 안 다니는데 공부 잘한다.
  • 손주는 회장(반장)이다.
  • 자기 딸은 손주의 정서를 챙기느라 작년에 1년동안 육아휴직했다.
  • 손주는 현재 5학년이다.
  • 여기 안 사신단다. 엄청 강조하셨다. 아침에 주차(운전하신단 말)해놓고 운동가기 전에 손주한테 들러서, 등교(!)시킨다.
  • 딸이 아이 먹을꺼 만들어놓은거 챙겨서 등교시킨다.
  • 손주는 자기를 창피해 해서 오지 못하게 하지만, 그래도 등교시킨다.



여기까지 짧은 시간 안에 숨 한번 안 쉬고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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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대뜸 나를 보고


"애 하나에요? 일 안 다니죠?"


웃기네. 진짜.
뭐하는거야?



". 예. 전 도움 안 받고 제가 키웠어요. 아기 때부터.. (사실 돌때까지는 다른 분 도움을 받긴 했다. 12개월 이후엔 내가 키움.)"



그런데 그 말을 하든가 말든가
또 뭔가 자랑을 하려다가, 지나가는 학부모나 애들한테 다 알은척을 했다. 상대편은 엄청 떨떠름해 했다. 그럴만 하지.

5학년쯤 되어보이는 애들이 한무더기 지나가니 갑자기


"ㅇㅇ 친구들이지? 왜 우리 ㅇㅇ는 안 올까? 얘들아, 우리 ㅇㅇ랑 잘 지내라. 나 ㅇㅇ 할머니야."


애들이 썩소를 날리며 지나갔다.
조금 있다가 할머니의 손자로 보이는 남자 아이가 곁눈으로 쓱 보더니 후다다닥 지나갔다.


"어휴. ㅇㅇ야."


하더니, 할머니도 같이 따라 가셨다.
내가 ㅇㅇ였어도 도망치고 싶었을 것 같다.




이후로 전학년이 모두 일찍 끝나는 날이면,
할머니가 나타나 말을 건낸다.

저런 류의 어르신(?)은 내가 누군지 상관없다.
그냥 자기 얘기 쏟아낼 인간이 있으면 된다. 웃긴게 꼭 그 나무 아래 아니더라도, 눈도 좋으셔서 지나가다가 꼭 말을 부친다.

그냥 말 안 부치셔도 되는데...
그냥 지나가셔도 괜찮은데...

아주 많이 불편하다고 눈으로 백번도 더 말하는데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 집 ㅇㅇ도 창피하니까 오지 말래도 굳이굳이 마중 나오신다는데, 아직도 ㅇㅇ가 왜 도망다니는지 모르나보다. 아니면 알아도 그러는지도.

아무튼..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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