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울집 아저씨가 집에 오면 눈이 침침하다고 했다. 하긴 생각해보니 거실이 너무 어두웠다. 신기하게 미국집에는 방이나 거실 등의 천장이 등이 있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처음에는 어찌나 낯설고 이상하던지. 천장에 등이 없으면 어떻게 하냐고? 조명등을 사방에 놓고 사용할때 켜고 안 사용하면 끄는 문화다. 전기세가 워낙 비싸다 보니 사용하는 곳만 불을 켰었나보다. 침침한 거실을 밝히기 위해 등을 달았다. 밝고 좋았다. 아침에 블라인드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찍어보았다.
돌아오는 일요일에 특송을 하기로 했다. 성가곡을 골라오셔서 전에 없이 성가곡을 부르게 되었다. 소프라노는 높은 솔까지 올라가야해서 영 자신이 없고, 그냥 원래하듯 엘토를 맡았다. (국민학교/중학교/고등학교때 내 포지션은 메조 소프라노) 그런데 신기한건 그냥 노래듣고 노래에 맞게 화음을 대충 하는건 쉬운데, 이렇게 오선지에 그려진.. 내가 맡은 분량을 해야 하면 그게 잘 안됐다. 정해진 분량에 내 몫을 불러야 하는건 부담이다. 그래서 성가곡을 불러야 하는 성가대가 아닌 자유롭게 부를 수 있는 찬양팀에 합류했던 것. 그래서 국민학교/중학교/고등학교때 합창단 시절보다는 대학교때 했던 자유로운 노래 동아리 시절이 좋았다. 격식에 매이고 규격에 맞게 일해야 하는 것 역시 싫다. 노래하다가 딴데로 새버렸다. 어쨌든..
마트가서 이것 저것 사고 나오다가 DVD 자판기에서 뭘 볼까 고민하다가 남들도 다 봤다는 이 영화를 골랐다. 다들 실망했다고 평이 좋지 않은데, 그래도 남들이 다 봤다는거는 왠지 봐야할 것 같았다. 아니 대체 얼마나 엉망이길래 그런거야. 영화 시작하기 전에 울집 아저씨가 그러는데 영화 중간에 커어억~ 하고 좀비가 나온다고 했다. 으.. 역겨운 싫은데. 에이.. 영화 앞부분에 무슨 바이러스에 대한 약이 발명되었다고 하면서 의사로 보이는 여자분이 자신있게 말한다. 그리고 몇년 후.. 사람들은 대체 다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큰 도시에는 윌스미스 혼자 남아있다. 어떻게 하다가 혼자 살아남았을까에 대해선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다만 부인과 아이는 어떻게 하다가 죽는지 회상씬이 있다. 뉴욕시의 건물들, 거리들이 세..
11시: 우체국 구름이 낮게 깔린 것이..비가 쏟아부을 것 같은 아침이었다. 토요일이라 우체국에 사람이 많았다. 12시 ~ 2시: 점심 식사, 공기청정기를 다시 사다 지난주에 샀던 공기청정기가 간혹 날카로운 소음이 나서 반납했다. 점심을 먹고 공기청정기를 다시 샀다. 오후가 되니 날이 많이 개고 해가 났다. 3시 ~ 5시: Circuit City, Borders, OffcieMax 집에 배달된 쿠폰을 쓸겸 Circuit City에 갔다. 하늘이 참 좋구나. 쿠폰은 알고보니 깍아준다는게 아니고 산 금액에 10%를 적립해서 카드를 만들어준다는 거였다. 흐.. 좀 이상한 제도다. Borders에서 아이스라떼를 한잔 마셨다. 서점에는 책보러 와야 하는데, 주로 커피 마시러 오게 된다. 차 한잔의 여유가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