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뭐가 펑펑 터지는 화면에 이어 갑자기 자유여신상 머리가 툭... 떨어진다. 강렬한 예고편이었던 영화. 실제로 극장에서 보지는 못하고 DVD 자판기에서 1달러 내고 빌려보았다. 극장에서 보면 너무 사실적이라 어지럽고 토나온다던데 다행이 작은 화면으로 보아서 어지럽고 괴로운건 없었다. 다만 갑자기 예상도 못한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고통이 몇배는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너무나 사실적으로 찍혀져서 그런지 그 험한 상황을 카메라에 기록해두어야겠다는 의지에 불타는 사람들의 의지가 짠하게 느껴졌다. 진짜 저런 상황이면 어떻게 하나.. 조마조마하면서 봤다. 속편도 나온다고 한다. 어쩐지 여운을 남기고 끝을 맺더라. 재난영화라도 '재난'에만 초점을 맞춘게 아니라 그 험한 상황과 그런 상황을 이겨내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
원래 저녁때 모임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하던 일이 끝나고 갑자기 전화통화를 하다보니 아주 많이 늦어져버렸다. 집사님댁에 전화를 했는데 집에서 노래방 기계로 재미있게 노래하시며 좋은 시간 보내시는듯 했다. 오고 싶으면 오라고 하셨다. .. 소음때문에 그 소리도 잘 안 들렸다. 가뜩이나 늦었는데 가서 흥깰까 싶어서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얼굴이나 비춰야지 하고 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참 노래방 기계 앞에서 다들 신이 나있었다. 노래방...탬버린.. 신난 사람들. 참 낯설고 어색했다. 예전에는 그렇게 좋아하던 노래방인데, 이젠 이렇게 어색하다니. 그 좋아하던 노래방 분위기를 낯설어하는 내 자신이 이상했다. 피곤이 몰려왔다. 머리도 무거워지고. 거실에 가서 잠시 앉아있었다. 집주인인 집사님이 오셔서 맛있는 ..
오늘은 드디어 본 노래(합창)를 여러번 들으면서 감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회사에서 졸릴때마다 듣고 듣고.. 집에 와서는 합창곡 들으면서 내 음을 내보는데 어제보다 음 잡기가 훨씬 쉬웠다. 신기한게 내 음만 키보드로 쳐볼때는 이건가? 저건가? 하던거였는데, 남의 소리 들어보면서 전체적으로 감잡으려고 해보니 오히려 내 음도 내기가 쉬웠다. 사는 이치가 그런건가도 싶었다.
울집 아저씨가 집에 오면 눈이 침침하다고 했다. 하긴 생각해보니 거실이 너무 어두웠다. 신기하게 미국집에는 방이나 거실 등의 천장이 등이 있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처음에는 어찌나 낯설고 이상하던지. 천장에 등이 없으면 어떻게 하냐고? 조명등을 사방에 놓고 사용할때 켜고 안 사용하면 끄는 문화다. 전기세가 워낙 비싸다 보니 사용하는 곳만 불을 켰었나보다. 침침한 거실을 밝히기 위해 등을 달았다. 밝고 좋았다. 아침에 블라인드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찍어보았다.
돌아오는 일요일에 특송을 하기로 했다. 성가곡을 골라오셔서 전에 없이 성가곡을 부르게 되었다. 소프라노는 높은 솔까지 올라가야해서 영 자신이 없고, 그냥 원래하듯 엘토를 맡았다. (국민학교/중학교/고등학교때 내 포지션은 메조 소프라노) 그런데 신기한건 그냥 노래듣고 노래에 맞게 화음을 대충 하는건 쉬운데, 이렇게 오선지에 그려진.. 내가 맡은 분량을 해야 하면 그게 잘 안됐다. 정해진 분량에 내 몫을 불러야 하는건 부담이다. 그래서 성가곡을 불러야 하는 성가대가 아닌 자유롭게 부를 수 있는 찬양팀에 합류했던 것. 그래서 국민학교/중학교/고등학교때 합창단 시절보다는 대학교때 했던 자유로운 노래 동아리 시절이 좋았다. 격식에 매이고 규격에 맞게 일해야 하는 것 역시 싫다. 노래하다가 딴데로 새버렸다. 어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