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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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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면접.. - '면접의 정석'
(경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10월달, 한참 취업 면접이 많은 시기라.. 전에 어느 회사에서 배운 '면접의 자세'에 대해 몇자 적어보고자 한다.)
처음 내가 프로그래머를 하겠다고 취직하겠다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냈을때 거의 100이면 100 연락이 오지 않았다.
내가 다녔던 학교도 그렇게 인지도 있는 곳이 아닌데다가 비전공이라 그런지.. 큰 회사나 가고싶은 회사가 있어서 이력서를 내도 통과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일단 서류에서 낙방이었다.
서서히 경력이 쌓이면서 그럭저럭 하는 일들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력서를 깔끔하게 잘 정리하는법을 배운 후로는 부쩍 연락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면접에서 물을 먹는 경우는 여전히 많았다. 왜 떨어지는지 몰랐다. 내가 했던 일들이 꽤 괜찮은 일인데 무슨 문제였을까? 싶었다. 말도 잘하는데 뭐가 문제일까?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5년전인가? 6년전인가?) 어느 컨설팅 회사에 서류면접을 통과하고 1차 면접도 통과하게 됐다.
1차 실무진 면접때 연봉얘기며, 실제 출근 날짜 이야기, 하게될 업무 등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이야기하게 됐다. 2차 임원진 면접은 그냥 얼굴인사하는 정도의 형식절차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2차 임원진 면접만 대충 통과하면 합격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아주 여유만만한 자세로 면접장소로 갔다. 면접을 많이 다니다보니 왠만한 질문은 예상을 하고 있던터라 사장님이 하시는 질문에 여유롭게 답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한일들 말해보세요."
당시 5년차였던 나는 하도 많이 이야기해서 거의 외우다시피 프로젝트들과 퇴사한 회사에서의 문제점을 장황하게 몇분동안 얘기했다. 그런데 듣고 있던 사장님이 말허리를 대뜸 자르시더니,
"그만..이제 됐어요. 미안하지만 불합격이에요."
에? 뭐라구요? 어처구니가 없어하는 나에게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이유가 궁금하죠? 지금 자기 자랑을 하고 있잖아요. 우리는 잘난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게 아니에요. 당신이 했던 일, 기술들이 궁금한거지. 우리 회사는 불합격했지만, 앞으로 다른 회사가서 면접볼때 주의해서 이렇게 이야기해야 되요.
내가 했던 일들은 이런 것들이 있는데 이런 장점을 가진 나를 뽑아다오. 그러면 내가 가진 좋은 점들을 이 회사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강조해서 이야기했어야 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퇴사한 회사에 대해서, 그 회사는 이래저래 나빴다. 그렇게 험담하지 않는게 좋아요.
새로 당신을 뽑으려는 회사에서는 퇴사한 회사보다는 당신이 더 궁금하니까. 어떤 사람인지, 이 사람 뽑으면 우리 회사에서 어떤 이익이 있을지 그게 더 궁금한거죠."
듣고보니 모두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5년차라고 너무 목에 힘주고 내 자랑만 실컷 하다가 떨어진거였구나. 사람이 겸손했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비록 그 회사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면접을 어떻게 봐야하는구나를 확실하게 알게 됐다.
그 후로 면접볼때는 컨설팅 회사 사장님 말씀을 떠올리면서 이야기를 했다. 그 말씀.. '정답'이었나보다. 그런 자세로 임한 면접은 모두 성공적이었다.
(초보일때는 잘 몰라서 헤매느라고 자신없다가 한 3년차쯤때부터는 괜히 용감하다.
5년차쯤 되면 보이는게 없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하지만 그땐 그랬다.
그러던게 7년..8년.. 10년 넘어가게 되면 다시 내가 아는게 뭐지? 모르는게 뭐지? 머리만 긁적이게 된다. 시간이 지나서 경력이 쌓인다는건, 그리고 뭔가를 더 알아간다는건 그런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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