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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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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나의 이야기

2013년 한해를 뒤돌아보며

sound4u 2013. 12. 3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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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렁탕 한그릇

 

아까 저녁때 집에 오는 길에, 뚜벅뚜벅 길을 걷다가 문득... 설렁탕 한 그릇을 사먹었다.

 

이런 추운 겨울에는 신기하게도 곰탕류의 국물이 생각이 난다.

중고등학교 다닐때, 한겨울이면 몇달내내 지겹게 먹던 그래서 냄새 맡기도 싫었던 뼈를 고아낸 국물.

그런게 먹고 싶다.

 

몇시간씩 우려낸 정성에 감사해도 모자랄판인데, 계속 먹는다고 먹기 싫어서 툴툴댔던 생각이 난다.

그때는 그런걸 생각할 정도의 마음을 가지지 못했던 탓도 있고,

어떤 것들은 당시는 몰랐다가 한참 후에 시간이 지난 후에, 뒤늦게 깨닫게 되서 그런거겠지.

 

 

 

# 며칠 미루다가, 드디어 오늘 쓴다

 

2013년도 이제 하루 남았다. 내일이 12월 31일이니까.

며칠전부터 한해 마무리하는 글을 써봐야지 벼르고 있었는데, 계속 아프고 그래서 집에 오면 스르르 잠이 들어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어쩌면 올한해는 바쁘기도 했지만, 아픈 일도 있고 해서 뒤돌아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미루고 또 미뤄버린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은 기운나게 곰국도 한 그릇 먹고 했으니, 힘내서 써봐야겠다!

 

(어제도 호떡 사진만 올리고 졸다가 잠이 들었다. 실은 호떡 먹었다고 자랑할려고 사진 올린게 아니라;

호떡 사진 올리고, 자연스럽게 글을 풀어볼려고 했던거였다.)

2013/12/29 - [[사진]일상생활/일상생활] - 호떡을 먹으며 길을 걷다

오늘은 부디 '설렁탕' 사진으로 끝내지 않기를...

 

 

 

 

# 내가 쓴 블로그 글을 보며, 한해를 돌이켜보다

 

며칠에 한번씩 블로그에 글을 쓰니까, 1년동안 쓴 블로그를 보다보면 올해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주로 보며 어떻게 살았는지 알겠거니 하면서 편한 마음으로 클릭 클릭 해봤다.

 

1월 ~ 5월까지는 별 생각 없이 잘 지냈다.

그러다가 5월말에 한번 빵.. 분노하고 열폭할 일이 있은 다음에, 한참 썩어가다가(?)

7월말 8월초부터 프로젝트 한다고 정신없이 10월말까지 바쁘게 일했다. 11월, 12월까지 마무리한다고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6월부터 슬슬 일에 쫓기면서, 한번 심하게 분노했던게

몸으로 터져나와 종류별로 골고루 아팠다. 12월이 다 지나가는 현재까지도 아픈건 현재진행형이다.

 

이러고보니 별로 좋지는 않았네.

하고 한숨을 잠깐 쉬어봤다.

 

 

 

# 바쁘고 아픈 중에 했던 일들

 

산책

 

그렇게 바쁘고, 아프고, 화난 것을 잘 풀지 못하면서

내 속에 쌓인 것을 풀기 위해 걷기 시작했다. 사무실 근처 공원 뒷산을 거의 매일매일 올라갔다.

 

뒷산은 상상외로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여름 지나 가을, 그리고 겨울까지 단 하루도 똑같은 모습을 하지 않았다. 매번 갈때마다 감탄하고 감동하고, 그리고 뭔가 해결이 된 평안한 느낌으로 내려왔다.

주말이나 주중에 틈나는대로 동네 석촌호수를 미친듯이 돌고 또 돌았다. 호수길 역시 아름답고 좋았다.

 

 

특별한 곳에 가보기

 

가끔씩 전시회나 특별한 곳을 시간내서 일부러 찾아가보았다.

기분 전환하는데 좋았고, 뭔가 풍성해진 꽉찬 느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서점에서 책 몰두해서 읽기

 

서점가서 잠깐씩이지만, 손에 잡히는대로 책도 읽었다.

서서 보기도 하고, 앉아서 읽는 공간에서 보기도 했지만

아예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서 푹 빠져서 읽기도 했다. 그렇게 푹 빠져서 읽다가 벌떡 일어서서 나오면 뿌듯했다.

 

 

드라마 두편을 열심히 보다

 

<나인>이라는 드라마를 열심히 봤다. 이건 정말 열심히 챙겨봤다. 1편부터 20편까지 빼먹지 않고 열중해서 봤다.

드라마 따위를.. 이라고 하지 않고, 하필 그 드라마 볼즈음에 속에 쌓인 화를 삭히던 중이라 그런지

눈물 흘려가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봤다.

 

일요일날 끝난 <응답하라 1994>는 전체 드라마를 다 본게 아니고, 일부 Youtube에 올려진 짧막한 클립들 위주로 봤다.
드라마 화면만 보고 말았더라면 잘 몰랐을 세심한 부분까지 설명해준 블로거님의 글과 댓글들을 보면서, '드라마를 글로 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전체 드라마를 다 보지 않았어도, 다 챙겨본 것보다 훨씬 더 친근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모여서 함께 영상을 보고 각자의 느낌들을 나누는 것도 좋구나 싶었다.

 

 

 

# '인생은 해석이다'

 

쌓인 분을 삭힌다고 열심히 돌아다니며, 사진찍고 한 덕분에 멋진 그림 같은 사진들을 많이 얻게 되었다.

그림 엽서같은 풍경들도 많이 보게 되었다.

 

덕분에 전시회도 많이 가게 되었다. 많이 보고 느끼고 좋았다.

 

책을 그렇게 열심히 읽어본게 몇년만인지...

 

<나인>과 <응답하라 1994>보며 20년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게 됐다. 더불어

막연하고 두렵고, 정해진게 아무것도 없어 답답하기만 했던 20년전의 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종류별로 골고루 아픈건 안 좋은 일이지만, 덕분에 나아질려고 이런저런 노력해보게 됐던 것도 좋았다.

 

 

나쁜 것만 헤아려, 성토대회를 할라치면

한도 끝도 없을거 같은데,

덕분에 내가 한 여러가지 일들과 보고 느낀 것들이 많고 또 좋아서...

 

결과적으론 최근 10년내에 가장 치열하게 보낸 한해였던거 같다.

사람들에 관해, 관계나 말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아팠던 것도 잊을 수가 없다!

분주한 한국 생활 적응할려면, 반드시 지나가야하는 통과의례였으려니 한다.

한동안 갇힌 곳에서, 고요하게 사느라고 부딪힘을 겪을 일이 이렇게까지 많지는 않았지 않나. 화원 속에 꽃처럼...

 

 

10년전인 2003년도 내 인생에 중요한 일들이 많았던 뜻깊은 해였는데,

2013년 올해도 그랬던거 같다.

 

새롭게 시작되는 2014년에는 2013년보다 더 신나고, 벅차고, 뜻깊은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지나고보니,

좋은게 더 많았던 한해였네 : )

 

 

PS.

 

이야! 12월은 개근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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