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노인회 초청 점심식사 제공하는 행사가 있어서 낮에 교회에 가게 되었다. 뭐 잘하는 음식도 없고; 그래서 그냥 열심히 움직이며 이것 저것 잔일을 도와드렸다. 책상 위에 예쁜 테이블보도 깔고, 꽃병에 꽃꽂아 올려놔드리고 수저 놔드리고 음식 나르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정말 잔일들만 도와드려도 됐다. 그래서 정리할때도 꽤수월했다. 꽃꽂이 도와드리다가 집사님께 받은 예쁜 꽃묶음을 들고 집에 왔다. 병에 꽂아놓고 보니까 오.. 정말 근사했다.
2~3주전에 우리집 아저씨 바리깡 사다가 자기 머리 자기가 깍았다. 앞머리, 옆머리는 거울보고 자르고 뒷머리는 내가 잘라줬다. (거의)혼자서 다 자른 것치고 잘 잘랐다. 흐.. 그러더니 울집 아저씨, 내 머리도 잘라보겠다고 해서 결국 집에서 내 머리도 잘라줬다. 그럭저럭 잘 깍았다. 경제도 어려운데 왠만한건 아끼고 해야 하는 시국이라.. 머리도 왠만하면 집에서 자르고, 자르다가 안되겠다 싶으면 미장원 갈꺼 같다. 블로그 스킨 더 예쁜게 나오지 않고, 한동안 똑같은걸 걸어놨더니 답답했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다음 까페에 있는 예쁜 배너를 가져다가 수정해서 올렸다. 그럭저럭 볼만하다. 왠만한건 자급자족하고, 그냥 할 수 있는건 하고. "혼자서도 잘해요~"
난 원래 스포츠 경기에 관심이 없다. 그런데 오늘 '한일전'한다고 그래서 약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역시 ㅎㅎ '한일전'이라면 없던 관심도 생겨나는가보다!) 울집 아저씨 TV에서 생중계해주는 한일전을 보고 있다. TV에서 연신 Korea 어쩌구 저쩌구.. 그런 말이 들리니 나쁘지 않다. 이기다가 약간 지다가 다시 동점이다가 그러는가보다. 이왕이면 이기면 좋겠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귀로는 중계방송 들으면서 노트북 화면 보는 중이다.
오늘이 '춘분'(봄의 시작)이라고 http://www.google.co.kr에 접속해보니 이렇게 예쁜 로고가 있었다! 뭘 의미하는건지 모른채 옆방 주영이에게 첨부해서 보내줬다. 그랬더니 이게 유명한 동화책에 나오는 그림이라는거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라는 동화에 나오는 그림이라고 한다.) 유명한 Eric Carl 의 the Hungry Caterpillar에요. 매일 배가 고파서 오렌지, 사과, 케잌 다 먹어치우고 나중에 예쁜나비가 되는 스토리. 재미있는 이야기다. 봄느낌이 물씬 나는 이미지였다. 춘분, 하지, 동지 ..그런게 미국에도 있다. Spring Begins, Summer Begins..등. 음력날짜에 맞춰서 그런 날이 있다. 음력날짜가 양력날짜보다 더 정확하게 날씨에 근접한다는걸 이들도 인정하..
점심먹고 산책하다가 누군가 버린다고 내놓은 TV를 보았다. 나무장 안에 TV를 보니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예전에 집에 있던 흑백 TV는 저렇게 나무장 속에 있었다. 책장에 다리도 있었는데, 아직도 이런 TV가 있다니 신기했다. 버리기 아까웠을텐데 고장났을까? 갸우뚱 갸우뚱 하면서 지나갔다. 어느 집 뜰에 나무. 잔가지 무성한 나무도 나무였는데, 오른쪽에 작은 새장(유심히 봐야 보임)이 인상적이었다. 햇살이 따뜻하니 졸기 좋은 날씨였다. 봄이 오기는 올까? 싶게 춥고 긴 겨울이 이제 다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