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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겨울 아닌 겨울 같은 칼바람이 불고, 춥다 추워를 연발하게 춥다. 그래도 조용히 봄이 찾아 오고 있었다. 굵다란 나무 기둥 뚫고 찾아오는 벚꽃 싹이 반가웠다. 동백꽃도 반가웠다. 이 꽃 보면 겨울이 끝나가는구나 싶다. 매해 그랬다. 그래도... 봄은 오고 있었다.
이러다 바람에 날아가겠다 싶을 정도로 바람이 엄청 불었다. 춥기는 또 어찌나 춥던지. 겨울이 끝나가나 싶었는데.. 아니었나보다. 겨울 끝이 길다. 뒷끝 작렬이다.
냉장고에 이런 음료수가 있었다. 이게 뭐에요? 물었더니 남편이 한번 마셔 보라고 사온거란다. 생긴 것도 그렇지만, 맛도 딱 메로나였다. 맛있긴 했는데 뭔지 모를 아쉬움이 있었다. 메로나는 역시 하드 아이스크림으로 먹어야 제맛이다. 뛰어넘을 수 없는 원조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메로나 아이스크림이 너무 쎄다.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란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시간 때문이야. - 중에서 저번에 부크크에서 책 인쇄한게 왔을때 같이 온 명함이 있다. 거기 새겨진 글귀가 좋다. 에 나왔던 문구이기도 하다. 여우와 어린왕자가 나눈 너의 장미꽃에 대한 이야기였다. 내가 아끼고 보살펴 소중해진 존재. 그래서 소중해진 존재에 대한 이야기다.
"엄마유 할머니유?"그러고보니 머리 염색 안해서 '할머니' 소리를 들었나보다. 응급실 갔다온 다음 다음날 외래 진료 받으러 대학병원에 갔다.열이 심하지는 않았는데 발진도 있고 열감이 느껴져서 데리고 갔다. 실은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간거였다. 대학병원은 진료 대기 시간이 길었다. 거의 1시간을 기다렸다. 환자가 많았다. 역시 대학병원이었다. 아기띠를 두르고 백팩을 매고 갔는데 아기가 늘어지니 힘에 부쳤다.접수하고 대기석 의자에 와서 앉지도 못하고 서서 가방을 놓고 패딩을 벗고 아기띠도 풀렀다. 그때 앞자리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말을 건내셨다. "엄마유 할머니유?" 헉...나 또 할머니 소리 들은거야?이번이 3번째다. 얼굴도 제대로 못 봤을텐데 뭘 보고 할머니냐고 했을까? 싶었는데. 순간 깨달음이 ..
"사랑해요"라는 말 대신 "달이 참 아름답네요"라고 했다.: 드라마 중에서 출처 : 동영상 캡쳐 드라마 에 달을 보며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다.함께 보는 달을 장면이 애틋하게 그려졌다 생각했는데 그게 다 의미가 있는 장면이었다. "달이 참 아름답네요" 달 보면서 말할 수 없는 사랑을 대신 전하는 말이어서 그랬나보다. 출처 : 동영상 캡쳐 일본 작가가 번역하는 과정에서 I love you라는 말을 "사랑합니다"라고 직역하지 말고, 일본인 정서상 우회적으로 "달이 참 아름답네요"라고 번역하자고 했다는 설명을 듣고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달이 아름답다는 말이 사랑합니다보다 훨씬 더 사랑을 전달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2019/03/24 - [[글]읽기/드라마/ TV] - "사랑해요"를 "달이 참 아름답네요"라고 ..
날씨가 참 좋았다. 미세먼지도 없고 바람도 좋고 매화꽃도 좋고. 어제 비와서 그런지 공기도 좋고 바람도 좋고 햇살마저 눈부신 참 예쁜 날이었다.활짝 핀 매화꽃도 예뻐 보였다. 역시 해가 있어야 꽃이 돋보인다. 꽃도 조명빨인건가... 벚꽃과 매화.구별이 안 갔었는데 자꾸 보니 이제 알 것 같다.매화 꽃잎이 더 자잘하고 추울 때 먼저 핀다. 벚꽃은 꽃잎이 더 크고 따스해져야 핀다. 2019/03/24 - [[사진]풍경,터/풍경/ 산책] - 날씨가 참 좋았다. 미세먼지도 없고 바람도 좋고 매화꽃도 좋고. 2019/03/20 - [[사진]풍경,터/풍경/ 산책] - 미세먼지 가득한 세상에 핀 꽃이라 슬프다 2019/03/16 - [[사진]일상생활/식물사랑] - 봄이 왔어요! 매화꽃이 곱게 피다. 2018/08/1..
꽃샘추위다. 갑자기 훅 추워졌다. 덕분에 미세먼지가 몽창 날아가버렸다. 그래서 추운게 싫지 않다. 추운 것보다 먼지가 더 싫어서다. 요란하게 비가 오더니 뚝 그치고, 하늘이 환하게 갰다. 비가 그렇게 왔다는게 거짓말처럼... 코끝 시린 바람이 좋았다. 개인 하늘도 좋았다.
15개월 꼬마가 새벽에 열이 심하게 났다. 아이는 많이 아파하며 울었다. 전날 동네소아과에서 해열제 처방만 내려주셨다. 해열제 먹이고 잤는데도 불덩이였다. 애를 들처매고 택시를 탔다. 근방에 대학병원 응급실에 갔다. 응급실에는 먼저 와있는 또래로 보이는 아이들이 3명 더 있었다. 1명은 금방 집에 갔다. 우리집 꼬마는 검사를 몇개 받고 다시 응급실에 갔다. 소변검사를 해야한단다. 비닐봉투를 붙이고 기저귀를 채웠다. 보아하니 남은 2명도 소변 나오기를 기다리는 모양이었다. 한 아이의 엄마가 우리쪽으로 와서 말을 건냈다. 일면식도 없는 우리는 단지 또래 아이의 엄마라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대화가 됐다. 애를 낳고 생긴 능력이다. 저쪽에 있던 다른 엄마도 왔다. 아이들 덕분에 처음 본 우리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
봄이 온건 반갑지만, 반갑지 않은 이유는 미세먼지 때문이다. 공기가 썩어도 어떻게 이렇게 썩었을까? 싶게 안 좋다. 마스크 안 쓰면 깔깔하고, 마스크 쓰면 숨이 안 쉬어진다. 매화꽃이 짠하다. 봄이 반갑지 않다.
단맛이 싫어지다니... 입맛이 변한건가? 이날은 솔직히 좀 미친 날이었다. 유축해서라도 모유를 먹인다고 커피를 마시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나중에 커피를 마셔도 되면 그때 꼭 다시 가봐야지. 그래서 브런치와 커피를 마셔야지 결심을 했던 곳에 갔다. 시간 쫓겨가며 부지런히 걸어 갔다. 주문을 했다. (다른 메뉴 주문한게 폐착이라면 폐착) 엄청 달아보였는데 그래도 먹어보자! 하고 먹었다. 먹기 시작한지 5분쯤 됐는데 단맛이 싫어지는거였다. 이렇게 싫을 수가 있다니? 입맛이 변한건가? 엄청 후회가 됐다. 음식점 나와서 걷는데, 몸이 다 녹아버리는거 같았다. 느끼하기가 이를때가 없는거다. 그래서 미친척 하고 칼국수집에 가서 칼제비(칼국수 + 수제비)를 주문해서 또 먹었다. 김치에 국물을 먹으니 그제서야 좀 살만..
작년에 이유식 시작할 무렵(아기 6개월 조금 안 됐을때. 5개월 며칠) 산 이유식 밥솥을 이제서야 꺼냈다. 냄비에 저어서 만들다가 하도 안 먹어서 시판 이유식을 주문했다. 그러다가 문득 밥솥 생각이 났다. 재료를 썰어넣고 쌀과 물을 맞췄다. 죽 모드로 눌러놨다. 1시간 지나고 열어보니 물이 줄지 않고 그대로였다. 그래서 이유식 모드로 2시간을 더 돌려봤다. 그래도 물은 한강이었다. 물 조절 때문에 처음에 애 먹는다더니 사실이구나. 조금 비려서 그런지, 꼬마도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실패였다. 망했다. 육아는 아이템빨이라더니... 아닌가보다. 역시 인간이 문제다. 비리지 않을만한거 다른걸로 시도해봐야겠다.
시장에 가서 꽃화분을 몇개 샀다. 겨우내 키우던 화분이 다 죽었다. 죽은 화분은 정리하고 새로 들인 화초로 채워넣었다. 분홍빛이 고운 서양란과 아이보리 색깔 서양란을 샀다. 꽃대가 올라온 다육이도 2개 샀다. 빈 화분이 더 많다. 따뜻해지면 푸릇한 화분을 몇개 더 사올 생각이다. 베란다 화단을 다시 잘 가꿔 봐야겠다.
봄이 왔어요! 매화꽃이 곱게 피다. 언제 오나? 싶었는데... 길가다가 매화꽃을 봤다. 모르는 사이 봄이 이렇게 가까이 와있었구나 했다. 건물숲 사이에 예쁜 꽃이 피었다. 반갑다!! 봄
화이트데이 화이트데이라고 남편한테 사탕을 받았다.원래 예쁘게 포장되어 있었는데, 아이한테 리본 준다고 포장을 풀렀더니 저렇게 너덜너덜한 모양새가 됐다. 한개만 사지 왜 두개나 샀어?했더니 한개만 팔지는 않는단다. 그렇지 대목이라 팔아야 되니까 그랬겠지. 한동안 달달하게 잘 먹겠네.
미세먼지를 날려버린, 바람 불어 좋은 날 - 푸른 하늘! 미세먼지를 한방에 날려버린..오늘은 바람 불어 좋은 날이었다. 아침에 우중충해서 종일 흐릴려나보다 했는데 서서히 걷히더니 쨍하고 해뜬 날이 됐다.대신 바람이 많이 불어 쌀쌀하고 추웠다. 그래도 코끝이 매운 맑은 공기가 한없이 좋았다.머리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에게 큰 소리로 인사하고 싶은 날이었다. 미세먼지 없는 날은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다.야호!
어린이집 등원(맞춤보육) 7일째 - 생각보다 나한테 주어진 시간이 짧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듯 지난주부터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있다.전업맘이라 맞춤 보육이라고 하던데, 9시부터 3시 40분까지 아이가 어린이집에 있게 됐다. 지난주는 적응기라 30분~1시간 같이 있거나 잠시 떨어져 있었다. 금요일은 엄마랑 떨어져서 2시간반을 혼자 보냈다. 이번주부터는 다른 친구들처럼 9시에 가서 3시 40분에 하원을 한다.빠이빠이 하고 나올 때 운다.아이 울음 소리를 뒤로 하고 걸어나오는데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씩씩하게 잘 적응할꺼라 믿으며 걸어나왔다. 그냥 생각하기로는 나한테 주어진 시간이 길 것 같았는데, 막상 집안일 하고 밥먹고 하면 남는 시간이 얼마 없었다.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겠다. 어린이..
언젠가부턴 아주 맑은 파란 하늘도 사치다. 회색 하늘에 익숙해지는게 싫다. 어제는 맑고 탁 트인 느낌이었다. 미세먼지야! 제발 너 있던 곳으로 돌아가렴. 그냥 기분이 좋았던 초봄 어느 주말이었다. 아직은 겨울 끝자락인듯 싶지만. 하늘만 봐도 두근두근. 금세 꽃도 피겠지.
집에 자그마한 물건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15개월 딸램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물건을 꼭 쥐고 도망다닌다. 그러고는 사라진다. 그런 식이다. 책에 붙이는 폭신폭신 스티커도 한두개씩 없어지더니, 이제 남은게 몇개 없다. 어디 간건지 모르겠다. 아이를 키우면 집안에 물건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생기는 모양이다.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