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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출입문에 햇빛이 비춰 생긴 선명했던 무지개를 본 날을 기억하는 이유는.. 이 날 오후에 어린이집 공지사항을 보고 큰 결심을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너무 믾고 사태가 심각하니, 어린이집에 등원시 사유서를 제출하란 공지였다. 그날 하원할 때 낮잠이불을 받아 들고 왔다. 그리고 다시 보내지 않고 있다. 언제 다시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2월이면 퇴소해야 할텐데.. 졸업식에나 갈까? 그것도 못 갈지도 모르지. 사태가 진정되려면 꽤 걸릴텐데. .... 얼마전 크리스마스 행사 사진 올라온거 보고 깜짝 놀랐다. 몇명 안 빠지고 거의 다 등원한거였다. 행사 때문에 간 아이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좀 놀랐다. 아이들 중에 어떤 부모네 회사 직원이 확진자라서 놀라서 어린이집 하루 휴원하고 결과 기다린다던 사건이..

연말이라.. 올해 받은 용돈이랑 번 돈(애드센스 등) 사용하고 남은 돈을 기부했다. 후원 선물로 책과 볼펜을 받았다. 관련글 :노무현시민센터 후원 뱃지를 받았다.작년 12월에 집안 돈을 탈탈 털어 계산을 하고, 마지막 여유돈을 손에 쥐었다. 정말 아주 조금.. 뭐에 쓸까 하다가 노무현시민센터 건립하는데 후원을 했다. 후원할때 문구도 적을 수 있는데, 나sound4u.tistory.com

크리스마스 생각나는 복고풍 컵 디자인. 커피 마시면서 감탄하다. 컵 홀더 필요없는 멋진 컵인데 디자인도 근사하네. 비록 안에서 마시진 못해도 구경할만 했다. 크리스마스 흔적을 느끼다.
얼마 전에 산 책 표지를 사진 찍어 올리며, 블로그에 카테고리를 클릭해봤다. 그랬더니.. 올 1월에 올린 글 하나가 전부였다. 그것도 2020년에는 하루 1장씩이라도 책을 꼭 읽자는 내용이었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올 한해에는 읽으려고 시도는 했지만 다 읽은 책은 없다는 말이다. (책 읽으면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 순간 헛웃음이 났다. 올해는 이래저래 참 허무한 해다. 한일도 없고, 많이 아팠고, 집에서 갇혀 지내느라 고생하고.. 해야될 일만 쌓이고. 그래도 가만히 앉아 해낸 일도 있음을 헤아려 보았다. 곧 새해다. 2021년에는 올해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란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난방텐트를 샀다. 중앙난방인 아파트라 아무리 추운 날도 그냥 버텨야 한다. 오래된 아파트라 웃풍도 있고.. 뭐 이래저래 겨울은 버티는 계절이다. 아무튼 그래서 난방텐를 들였다. 조립하는건 어렵지 않았다. 살짝 잘 안 되서 짜증이 났을뿐. 텐트도 천이라서 금방 잘 말랐다. 사용 전이라 빨아서 말렸다. 36개월 꼬마는 놀이터가 생겨서 신났다. 잘 때 따뜻하다. 건조하고 더운 느낌도 있다. 난방텐트용 작은 전등도 샀다.

동네 분수대 물이 얼었다. 얼음판이 되서 아이들이 그 위를 신나게 뛰어다녔다. 한 이틀 따뜻해져서 다시 녹았을 것 같다.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다. 카톡 배경창에 눈이 내리고, 앱을 켜니 크리스마스 스프레시가 떴다. "슬픔을 이제는 모두 잊고 오늘을 즐겨 봐요.(징글벨락 중에서)"

12월초 코로나19 확진자가 600명 넘어가면서부터 어린이집을 안 보내고 가정보육을 하고 있다. 천명을 훌쩍 넘어가는걸 보면서, 2월에 졸업할 때까지 못 가겠구나. 마음을 다잡고 있다. 12월 23일에 어린이집에서 크리스마스 행사한다고 하는데, 어차피 못 보내는거 행사는 남의 이야기였다. 그러는 중이었는데, 원장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5분 후에 문앞에 선물을 놓고 가신다는거였다. 선물 놓고 가셨다는 문자를 받고 문을 열었더니, 정성스럽게 포장된 선물이 놓여 있었다. 결석 아동도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동지에는 팥죽 먹는 줄 알았는데. 애동지라서 팥떡 먹어야 한단다. 애동지는 음력 11월 15일이 되기 전에 동지가 찾아온 경우를 말하는데, 올해가 그렇다고 한다. 애동지, 중동지, 노동지..동지가 종류별로 있음을 뒤늦게 알았다. 중동지에는 팥죽이나 팥떡 어느 것을 먹어도 된다고 한다. 다음에는 잘 알아보고 주문해야겠다.

심란한 올한해.. 뭘한다고 제대로 읽은 책이 하나도 없다. 몇권 사긴 샀는데, 몇 장 읽다가 말았다. 이러다 진짜 큰일 나겠다. 한심하다. 며칠 전에 아침 라디오 방송에 흥미로운 책 소개가 나오길래 혹.. 해서 샀다. 브런치 공모전 여러번 떨어지면서 비법이라도 들어봐야겠다 싶었다.

습도 조절에 도움이 될까 해서 스칸디아모스를 샀다. 물을 주지 않아도 되는, 이끼라고 했다. 건조하면 딱딱해지는데, 물기 많은 곳에 두면 부드러워진다고 했다. 아니면 공기 중에 분무기로 칙칙 뿌려주라고 했다. 물을 직접 주면 안 된다고 한다.

잘 때 난로를 켜고 자는데, 가습기를 틀어도 아침에 코가 건조했다. 여러가지를 찾아보다가 솔방울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솔방울을 샀다. 처음 받으면 소독할 겸 뜨거운 물을 부어주라고 했다. 뜨거운 물을 부으니까 진한 향내가 훅.. 났다. 물에 20분 정도 담근 후 꺼냈다. 통풍에 좋은 소쿠리에 담아두라고 했다. 물에 젖은 상태라 그런가보다. 습기 조절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글씨 없는 그림책 책이 스티커북으로도 있길래 샀다. 스티커북 마지막장에 있던 장식 스티커를 어디다 붙일까? 하다가, 식탁벽에 붙였다. 스티커 한참 좋아할 때인가보다. 크리스마스 카드 보는 것도 좋아하고, 스티커도 좋아한다.

동네에 생긴 메* 커피에서 주로 한잔씩 커피를 먹다가, 어느날 문득 커*빈에 가서 주문을 했다. 11월 하순이던가? 12월초던가? 포장만 가능하던 시절이었다. 그냥 생각나서 한잔 마신건데.. 그때 그러길 잘했다. 집콕이 일상이 되다보니, 밖에 나가 커피 한잔 마시던 시절이(비록 포장이라도) 그립다.

우울함을 덜어줄 화려한 장식이다. 나무 장식 트리는 놔둘 곳이 없고 해서 둘러보다가 주문했다.

방에 난로를 켜니 공기청정기 속 가습기 가지고는 어림도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작은 어항에 물을 잔뜩 넣고, 아이비 가지를 몇개 꽂아서 방에 들였다. 며칠 후 자세히 보니 새잎이 돋았다. 코도 덜 건조하고 좋다.

비처럼 흩날렸지만.. 녹아서 비처럼 땅바닥에 흥건했지만.. 그래도 (첫)눈이 펑펑 내렸다. 심란한 중이지만, 눈 보니까 좋았다. 괜히. 올겨울 공식적인 첫눈이 아니라지만, 내 눈으로 본 첫번째 눈이다.
확진자수가 줄지 않고 더 늘어난다. 하루 확진자 100명일 때도 큰일이네 했었는데, 지금은 950명 가까이 되는 모양이다. 큰일이다. 검사수를 더 늘린다고 하니 더 늘어날듯. 그전에는 연락받은 사람만 검사 받을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누구나 받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와 함께 해를 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