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슬럼프는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 오는거래요. [얼룩소 갈무리] 본문
2024년 1월 19일
제목 : 슬럼프는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 오는거래요.
아이와 저녁밥을 먹으며 양쪽 눈과 한쪽 귀는 아이에게, 나머지 귀는 라디오 방송에 향해 있었다. 오늘 들은 이야기 중에 제일 솔깃했던, 당연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적어본다.
"슬럼프는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https://blog.kakaocdn.net/dn/yOfaL/btsLEhBK95d/8oQLgb5dDwxUx6D1gwsw30/tfile.jpg)
어느 감독님이 하신 말씀이라고 했다.
그냥 대충 사는 사람에게 슬럼프는 오지 않는다고 했다. 뭔가를 막 해보는 사람, 그것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슬럼프가 온다고 했다. 잘해보려고 했는데, 생각처럼 안 되니까. 맞네 맞아.
그러니까 슬럼프가 왔다면 반가워하라고.
따뜻한 목소리에서 늘 진심이 묻어나는 라디오 DJ의 말씀이 위로가 됐다. 그렇지 그렇지. 잘해보려고 했는데, 생각만큼 안 되거나. 뭔가 기대했는데 다른 방향으로 가거나. 아무리 해도 벽이 계속 벽인 경우 이거 더해서 뭐하나 그렇게 됐던 것 같다.
여러가지 시도를 해봤는데, 잘 안 됐거나.
내가 뭐 맨날 그렇지. 안해. 그러고 털썩 주저앉았다. 주저 앉아서 중얼중얼 욕이나 하고..
글 쓰다가 약간 상할 일이 있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맨날 똑같은 형태의 글(이라기 보다는 그냥 진짜 낙서)이랑 사진 몇장 주르륵 올려버렸던 글을 쓸 때는 아무 생각이 안 들었던 것 같다.
그러던 것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뭔가를 기대를 하고 쓰기 시작하면서 쓴맛을 경험했다. 실망하고 좌절하고. 생각처럼 안 되니까 속상하고. 나만 화나고 했던듯 싶다.
기대를 하지 말고, 힘 빼자.
힘을 빼야 된다. 아아. 목소리도 가다듬고. 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아. 괜찮을 것이다. 무념무상이다. 아.. 그리고 열심히 하지 않는다. 아아. 그냥 편하게 가는거다. 아아..
그런데 쉽지 않다.
원래 힘빼는게 힘들이는 것보다 더 어렵고, 생각 안하는게 생각하는 것보다 몇배 더 힘든 법이니까. 나쁜 생각은 지우기 어렵다. 어떻게 하지? 오죽하면 '멍 때리기 대회'도 있을까.
내일은 금요일이니까, 저기 유치원 건너편 산을 하나 넘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 산이 진짜 그런 산은 아니다. 걷는 길 다 잘 되어있고, 넘으면 무려 지하철역이다! 둘레길 보다는 조금, 약간 험하지만 내 느린 걸음으로도 15분이면 넘을 수 있다. 뛰어가면 9분만에 주파할 수도 있었다.
글쓰는게, 좋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그냥 별 생각없이 살 때는 진짜 아무 생각 없었다.
그러다가 생각이라는걸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속도 상하게 된 것 같다. 그냥 그런거야. 원래 그런거라고 하면 될 것을.. 여러종류의 쓴맛을 보다보니 정신이 번쩍 든다.
속상할 때 오히려 글이 잘 써진다.
그럴 때의 글은 글이 아니라 푸념이다. 넋두리. '왜'를 쏙 빼고 상태만 쓰고 있다. 좋아하던 것이 기대만큼 되지 않을 때에 갑자기 미워지는 느낌. 그런거 같다. 그러니까 잘해보려다가 잘 안 되니까 투정 부리는게 맞다.
힘 빼고, 생각도 잘 비웠으면 좋겠다.
기대를 하지 않으면 실망도 하지 않을테고. 그러면 계속 할까 말까. 망설이지도 않을 것이다. 슬럼프인가? 아닌가? 고민도 하지 않을꺼다. 이렇게 이틀째 배가 아프지도 않을꺼다.
예전에는 글쓰기가 좋기만 해서, 아니면 진짜 아무 생각없이 해서 몰랐나보다. 쓰고 무섭고 속상한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됐나보다. 갈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마음 비우고 쳇바퀴 굴러가듯 그냥 가면 될지도 모르지만..
속상한게 잘 안 풀린다.
이래저래 속상하다. 다른게 아니라 이런게 슬럼프인가보다. 평생 슬럼프?! 면 안 되는데..
원글 링크 :
https://alook.so/posts/bWtd2vJ?utm_source=user-share_Dotdl1
슬럼프는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 오는거래요. by 청자몽 - 얼룩소 alookso
아이와 저녁밥을 먹으며 양쪽 눈과 한쪽 귀는 아이에게, 나머지 귀는 라디오 방송에 향해 있었다. 오늘 들은 이야기 중에 제일 솔깃했던, 당연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적어본다. "슬럼프는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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