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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드림걸즈>... 꿈, 시간, 여러가지들.. 나를 돌아보다 본문

[글]읽기/영화/ 연극

드림걸즈>... 꿈, 시간, 여러가지들.. 나를 돌아보다

sound4u 2007. 10. 2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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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나왔을때는 못 보고 DVD로 보게 됐다. 큰 화면으로 봤으면 좋았을텐데 작은 화면으로 보게 되서 조금 아쉬웠다.

노래가 있고 무대가 있고, 춤이 있고 그리고 쇼가 있는 뮤지컬 영화도 좋다.

대충의 이야기 줄거리를 알고 있었는데 이게 이야기 끝인가? 하다가 또 그 다음 이야기가 나오고 또 이제 끝인가? 하다가 또 이야기가 연결되었다. 그래서 고별무대 후에 무슨 이야기가 더 있을까? 하고 기다렸는데 배우들 주요 장면들 나오고 끝이 나서 약간 허망했다.
왠지 그 무대 다음에 무슨 이야기가 더 있을거 같았는데.. 열린 결말로 끝나서 신선했다는 사람들도 있는걸 보면 보는 사람마다 느낌이 틀린가보다.

좀 무식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비욘세'라는 가수와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 '비욘세'가 같은 인물인지 몰랐다! 어쩐지 노래도 잘 부르고 참 이쁘다 싶었다.

'제니퍼'라는 통통한 배우가 이 영화찍고 한참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고 하던데 걸출하게 노래 잘 불렀다. 그런데 아무래도 신인배우라서 그런지 조금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다.

극중에서 '에디'보다 노래 못하는 다만 얼굴 이쁜걸로 리더가 된다는 것과는 달리 내가 보기엔 '비욘세'라는 가수가 감정 조절도 잘하면서 적절하게 잘 부르는거처럼 보였다.

이 영화 역시 볼때는 지루한 장면도 있어서(배신당한 '에디'가 절규하는 장면처럼) 잘 몰랐는데 영화 끝나고 시간이 조금 지나니 볼때 몰랐던 부분들이 생각나서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이 영화에 나온 이야기들은 꼭 쇼에 관해, 음악계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생각하지 않고 조금 넓게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라 볼 수 있었다. 사실 현실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래서 조금은 서글프고 씁쓰름해졌다.



1. 학교졸업하고 갓 사회에 나온 초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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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런 가발, 옆구리에 꽃, 그렇지만 의기 충만한 열정이 가득했던 그녀들은 학교 졸업하고(내 경우엔 컴퓨터 교육센터 나와서) 희망에 부풀어 있던 나를 떠올리게 했다.

그런데 막상 부딪히는 현실은 냉정하고 계산 속이다. 내가 모르는 '어두운 세력'도 있고. 이렇게 힘든 일인줄 모르고 막연히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좋아보여 앞뒤 생각 안하고 덤볐다가 어려움에 부닥치면서 좌절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났다. 그래서 어른들이 "학교 다닐때가 제일 좋다" 그러는거였다. 학교에선 밖에 차디찬 세상을 모르니까.


2. 조금 사회를 알게 되고 왠지 잘 나가는거 같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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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좀 찜찜한 거래지만 그래도 그 바닥에서 알려진 유명 가수에 코러스걸이 되었다.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사람 밑에서 일을 하다니!

정말 그랬다. 이제 좀 알거 같고, 우여곡절끝에 조금 유명하다 하는 회사에 와서 험한 일을 하면서도 기쁘다. 뭔가 찜찜한데도. 그저 열심히 하며 기뻤던거 같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험한 산고비들이 켜켜이 있다는걸 알게 된다.


3. 뭔지 잘못 돌아가는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잘되니까 꾹 참고 그냥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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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위해서 돈을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고 뛰는 프로듀서 아저씨. 이 아저씨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영화에서 배제되어 있다. 이 사람도 사람이니까 고민도 있고 왜 그 부분은 빠져있을까? 아무튼 일명 TV에 맞는 여자분으로 리더를 바꾸고 노래도 가뿐하게 바꾼다. 레코드 잘 팔려서 기뻐한다. 드림걸즈 멤버들 옷도 그리고 화장도 꾸밈새도 점점 근사해져간다.

참 뭔가 잘못되어 가는거 같긴 한데 그래도 또 잘되는거 같으니까 그냥 가는 시기도 있었다.
열심히 하고 실력이 있으면 성공하고 잘먹고 잘 살거 같은데 꼭 그게 비례하는게 아니라는 씁쓰런 사실도 알게 된다. 약간 비열한 사람들이 승승장구하는 것도 목격하게 된다.

영화 속에서와 같은 상황이 실제로도 있는 것이다. 이쁜척하며 일 안해도 주위에서 주르르 도와주겠다고 줄서는 '여우'타입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곰이나 소처럼 죽어라 일만 해대도 티도 안 날때가 있었다.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학교다닐때 배웠던거처럼 아니면 교과서처럼 그렇게 정직하지 않은게 현실이었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 얼굴 뜯어고치거나 나도 그렇게 얄밉게 굴기 싫었으니까.
'이쁘면 모든게 용서된다'는게 사실이라면 이쁜 사람들 정말 좋을듯.


4. 뭐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 됐다구! 절규를 하게 되는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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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울벽에서 서로 싸우는 장면. 갈등의 최고조. 특이한 무대 설정이다. 여러면의 거울이라 혼자 서있어도 여러명이 있는거 같은 착각이 드는게 이런 거울방이 아닐까. 하지만 철저하게 혼자다.
'에디'의 노래가 길어서- 갈등의 최고조이니 아무래도 설명차원에서 길게 했겠지만- 조금 지루했다.
냉정하고 수완좋은 프로듀서 아저씨 철저하게 등돌려버린다. 사람들도 등돌린다. 실제 상황이면 갑갑하겠다.)

영화 속 '에디'는 절규하고 떠났지만. 실제 사회생활에선 화만 더럭내고 떠나면 안된다.
갈등을 잘 풀어나가는 방법을 반드시 배워야 하고 실제로도 잘 풀어야 했다.
속 이야기한다고 일찍 일을 접고 회식자리를 만들어 이야기를 하든가, 회의시간에 적절하게 잘 이야기를 하든가, 따로 보자고 해서 이야기를 하든가.. 아무튼 잘 풀어낼려고 노력했던게 생각났다.

영화 속 노래 훔치기 이런게 영화 속만 있었던건 아니다.
죽어라 만든 내 프로젝트 마치 자기가 한거처럼 슬쩍 훔치는 도적행위도 실제 있었다.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 못 부르고 부르기 싫은 노래를 해야 하는 상황도 많았고. 먹고 살려니 어쩔 수 없을때가 있었다. 하기 싫은 노래 부른다고 중간에 미친척하고 내 노래 부르다가 'Jimmy'처럼 죽는 수가 있다. (그래서 죽은건 아니지만)


5. 화해, 진정한 '끝'은 없다

피도 눈물도 없는 프로듀서는 결국 이쁜 아내에게도 외면당하고, 자매처럼 끈끈했던 그녀들은 화해를 하게 된다.
영화에 마지막에는 "우린 사실 세명이 아니고 네명이었다"고 하면서 예상했던 것과 같이 '에디'가 짜잔하고 나타나서 화려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영화도 끝이 애매하게 끝나지만, 실제 사회생활에서 끝이란건 없다. 이게 해결되면 저게 문제고 저게 해결되면 또 다른게 문제고. 무한루프를 도는 문제덩어리 코드를 죽어라 해결해야 하는 상황처럼 계속 맺히고 풀고 또 맺히고 풀고를 반복한다.


황당하고 무심한 결론을 내리자면,
이 모든 상황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치 말아야할 것은 '희망'이다.
골치 아픈 현실이지만 그래도 좀 안정되고 좋을때도 있다는 희망. 희망이 없다면? .... 망막함밖에 없다.

아무것도 모를때 막연히 꿈을 꾸던 상황에서 벗어나 이제 조금 현실을 알게되었으니
이런 현실에서 다시 한번 꿈을 꾸어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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