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초겨울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늦은 가을. 오늘은 낮에 요즘 날씨치고 따뜻한 편이라서 오후에 사무실 공기 답답하다는 핑게로 잠시 밖에 나왔다. 나뭇가지에는 이제 나뭇잎들이 별로 없다. 말라 붙은 녀석들이 조금 남아있을 뿐이다. 며칠 비오고 그러더니 하늘이 참 보기 좋았다.
# - 드라마 속 요즘 공부 핑게로 월요일마다 열심히 보는 . 이제까지 3번밖에 안 봤지만. 어쨌든.. 어제 본 부분에서 나온 '스페니쉬' 사용하는 얼굴 까무잡잡한 여자분은 순간 화가 나면 주변에 사람들이 다 죽는다는 초능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전에 화가 진짜 머리끝까지 나면 몸에서 열이 나고 어떨때는 부들부들 내 자신이 통제가 안될때가 있었다. 이런 완전히 꼭지 돈 상태를 힘으로 바꾼다면 정말 대단한 힘을 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을 했던적이 있다. 작가도 그런 생각을 했었었는지 그런 곳에서 힌트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황당한 영웅 이야기 중간 중간에 이렇게 납득할만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조금씩 나온다. 어제 본 그녀는 그 무시무시한 화를 통제하는데 성공한다. 화내라고 했다가 참아보라고 했던 옆에 사람은..
금요일밤 9시 30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Borders에 들렀다. Borders는 밤 11시까지 연다. 그래서 전에 집에서 있기 답답하고 그러면 와서 책구경하거나 음반 구경하거나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스타벅스 커피보다 여기 서점에서 파는 커피가 더 맛있다고 한다.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진짜 더 맛있는거 같기도 하고. 집근처에 이런 서점이 있는건.. 좋은 일이다.
연휴 마지막날인 오늘.. 뭘할까 하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 Newport에 갔다. 최저기온이 영하 5도라고 하더니 정말 바람이 많이 차가웠다. Newport에는 굉장히 멋진 집들이 몰려있는 곳이 있는데 한 10군데의 집들은 표를 사면 들어가서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선물받은 표가 있었는데 급하게 나오느라고 깜박하고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 멋진 집들 중에 한 집..밖에서 구경만 하다가 왔다. 원래는 어떤 가문의 것이었을텐데 그 집안이 어려워지면서 혹은 여러가지 이유로 시나 RI 정부가 집을 사서 이렇게 돈받고 구경시켜주게 되었나보다. 이 집 이름이 'Marble house'였는데 집 이름답게 대리석 기둥이 참 멋있는 집이었다. 다음에는 표가지고 가서 구경해야지. 원래 집 하나 구경하는데 25달러..
라는 이 짧막한 글을 읽다보니 생각나는게 하나 있다. 바로 나에 대한 생각이다. 나는 유난히도 상처를 잘 받는다. 잘 받기도 하고 그동안 쌓인 상처도 많고. 예민한 탓이기도 하고 유약하게 태어나서이기도 할 것이다. 상처받지 않거나 맘상하지 않고 지나간 날은 손에 꼽을정도다. 맘상했다고 말을 하지 않았다는 편이 맞을 것이다. 이렇게 상처를 잘 받다보니 우울해지는 일도 많다. 밝을때보다는 어두울때도 많고. 아주 나쁜 성격이고 나쁜 일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예민해서 남들보다 상처도 잘 받고 또 우울하고 주로 생각을 많이하게 되면서 갖는 장점도 있었다. 그러니까 글을 쓸 수 있다. 쾌활하고 유쾌하게 잘 살면 아마 속에 담을 만한 것도 별로 없고 하니 어쩌면 쓸 글도 없을지 모르겠다. 남들보다 예민하고 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