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요샌 귀뚜라미 소리가 크게 나서 그런지, 생각이 좀 많아졌다. 어떤때는 생각이 가지에 가지를 치다가, 그 가지가 다시 잔가지들을 엄청나게 더 쳐대고 하여 어떻게 하다가 처음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 처음을 생각해보게시리 생각이 팝콘을 튀겨댄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면 조용히 모니터를 보고 있는 나한텐 아무 일도 없었는데 말이다. 흠.. 벌써 가을 느낌이 부쩍들어서 그런지 요샌 참 1년전, 2년전, ... 6년전, 7년전.. 심각하면 10년전까지도 거슬러 올라가서 생각을 한다. 그때 이랬으면 좋았을까? 아니면 저랬던게 더 나았던가? 역시 천고마비의 계절이 가까워오니 배는 갈수록 고파지고 생각은 가지에 가지를 친다. 풀벌레 소리가 집안 가득한 밤이다. 듣기 싫거나 그렇진 않다.
어떤 기사에 같이 올라온 이미지였는데, 보면서 가만히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10개 중에 몇개를 실천할 수 있을까?
지난주 토요일 이제 막 모퉁이를 돌아 큰 길로 접어들때의 하늘을 보니 정말 "캬~"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모서리쪽에 살짝 보이는 황금색도 보기 좋았다. 그리고 오늘 저녁. 퇴근해서 살짝 산책할때 하늘 역시 빛깔이 고와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요즘은 해질녁에, 하늘 전체가 캠버스가 되버린다. 참 멋진 하늘이다. 그야말로 '명작'이다.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좋은 하늘이었다.
아침에 부엌에서 숙주나물 열심히 씻다가 바람이 너무 찬거 같아서 잠깐 문을 열고 나갔더니.. 흑흑 주차장에 벌써 낙옆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는게 보였다. 노랗게 죽은 잎들이 흩어져있을 뿐만 아니라, 살짝 바람이 불기만 해도 솔솔솔.. 떨어지기까지 했다. 햇살 따가운 것만 남은 상태다. 낮에도 바람이 차다. 가을은 그렇게 성큼 다가오고 있다. 사방에 가득한 귀뚜라미 소리들.. 아까 낮에 식탁 위에 겁도 없이 나앉아있는 '새끼 귀뚜라미'를 잡았다. "여행스케치"의 노래, 전주 부분에 나오는 기타소리와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생각나는 밤이다.
오늘 아침에 ... 울집 아저씨가 이번주에 휴가라서 아침 출근할때 내가 운전해서 회사를 갔다. 운전면허가 있지만 겁도 많고 운동신경이 별로 없는 탓에, 운전하는건 아직도 부담스럽다. 요새 회사 근처 공항로에 공사를 하는 구간들이 있어서 회사 갈때 막히고 올때도 막힌다. 며칠은 꾹꾹 참으면서 가다가 어제.. 울집 아저씨가 그러지 말고 막히지 않는 하이웨이를 타고 가보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95번 하이웨이 타고 돌아서 가는 방법을 '훈련'받았다. 근데 오늘 아침 막상 혼자서 운전해서 집을 나서니 두려운 마음이 더 컸다. 무슨 하이웨이냐. 걍 맨날 가던 길로 가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이웨이 타고 갈려면 끼여들기도 여러번 해야 하고 고속도로 타니까 속도도 내야되고;; 겁도 나고 귀찮아졌다. 거 막히는건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