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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2]저의 '코로나 확진기'(2021년 8월초) : 엄마 때문이야/ 기술이 하나 생긴거 같습니다/ 병실 환우들 [얼룩소 갈무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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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저의 '코로나 확진기'(2021년 8월초) : 엄마 때문이야/ 기술이 하나 생긴거 같습니다/ 병실 환우들 [얼룩소 갈무리]

sound4u 2022. 9. 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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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에 쓴 글을 갈무리합니다.
2022.07.24

[2]저의 '코로나 확진기'(2021년 8월초) : 엄마 때문이야/ 기술이 하나 생긴거 같습니다/ 병실 환우들

2021년 8월초, 비교적 이른 시기에 겪은 
코로나 확진은 고통이었습지만
동시에 전환점이 되기도 한 사건이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용감하게 한걸음 나아갑니다.
두번째 이야기 :


엄마 때문이야

처음에는 억울했던 일을 떠올리며, 다시 피가 철철나게 경험담을 나눠볼까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다 지난 일인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오히려 코로나 확진 '덕분에' 경험한 일이나 깨달은 일을 건강하게 써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2부를 써봅니다.

어제 북매니악님께 답글을 쓰다보니,
확진 때문에 한동안은 무서워 안 나가다가, 저도 조금씩 마스크를 쓰고 나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조금 걱정이 많다는 점이 예전과의 차이였어요. 올해 들어는 지하철도 타기 시작했고, 조심조심 키즈까페도 가고 그러고 있습니다.

아직 전시장이나 관람 등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어딘가를 가지 않게 됩니다.


딸이 작년에(5살이었죠), 확진 경험 때문인지 서러운 감정이 복받친 날에 저한테 울면서 말했던게 생각납니다.


"엄마 때문이야. 엄마가 미장원 안 가고, 코로나 안 걸렸으면 되잖아. 아빠랑 나한테 안 옮겨줬을꺼잖아."


하면서 서럽게 울었어요. 그 말 듣고 앉아서 같이 울었어요. 엄마 때문에 미안해. 미장원.. 가지 말껄. 그날 왜 갔을까?
그래서 많이 미안해서, 혼자서는 잘 안 가게 됐습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 마을버스 타고 몇정거장 되는 곳 정도만 혼자 갑니다. 버스타면 창문 활짝 열고요. 어딘가 가고 싶을 때는 5살 아이의 절규가 귀를 맴돕니다. 엄마 때문이야! 나 때문에 또 그럴 수는 없어... 

어딘가에 갈때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걸려 고생한 사람들이 좀더 조심한다는 우스개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1년 가까이, (단발머리) 셀프컷 했습니다.
가위랑 빗이랑 샀습니다. 숱칼도 샀구요.
반곱쓸머리라 대충 자를만 하더라구요. 작년 8월 ~ 올 5월말까지 집에서 제가 머리 잘랐습니다. 적당히 단발머리인데, 진짜 적당히 망쳐가며 잘랐어요. 

올 6월초에 미장원 가서 시원하게 숏커트했습니다만.. 확진자가 느는게 무서워서, 오늘은 앞머리 대충 집에서 잘랐습니다. 
염색은 못하겠어서, 새치커버 샴푸로 적당히 감으며 삽니다.

할 수 없죠. 
그래도 덕분에 뭔가 기술이 생긴거 같습니다.



 
병실 환우들

병실에 함께 했던 환우들이 생각납니다. 별 사람이 다 있었어요. 각자의 이유로 간염이 되어, 심각함이 인정되어 병원에 온거였어요.

저는 4층에 있었는데, 상태가 나쁘지 않은거라고 하셨어요. 임시로 설치된 음압기가 있는 개조된 4인용 병실이었어요. 층이 올라갈수록 상태가 나쁘다고 하시는데, 7층 환자들은 호흡기를 낀 중증이라고 하셨어요.

보통 생활보호센터에 있다가 폐에 염증이 심해져서 온거였고요. 저처럼 기저질환(심비대증)이 있거나, 무증상이지만 혈압 때문에 바로 오신을 빼놓고는 대부분이 보호센터에 있다가 상태가 나빠져서 오신거였어요. 


비닐커튼을 쳐놓고 생활했었어요.
 
처음에는 서먹해서 아무말도 안하고 지내다가, 아이랑 남편이 확진판정 받은 날 제가 '꺼이꺼이' 소리내며 서럽게 우는 바람에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비닐 커튼 사이로 위로를 받게 됐습니다. 아이 늦게 낳은 이야기며, 예전에 하던 일을 이야기했어요. 같은 일 하는 분도 만나서 신나게 이야기했죠. 24시간 마스크 쓰고 있어야 해서 좀 답답했지만, 위로 받으며 감사했어요. 어려워도 위로를 받고, 위로를 건내고...
아직 세상 살만한 곳이구나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약간 이기적인 분들 때문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요. 아프면, 극에 달하면 사람들이 좀 예민하고 이상해지죠.


그리고 나'만' 아픈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도' 아픈거였습니다.



얼룩소 원글 :
https://alook.so/posts/6Mt64v7

[2]저의 '코로나 확진기'(2021년 8월초) : 엄마 때문이야/ 기술이 하나 생긴거 같습니다/ 병실 환우

2021년 8월초, 비교적 이른 시기에 겪은  코로나 확진은 고통이었습지만 동시에 전환점이 되기도 한 사건이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용감하게 한걸음 나아갑니다. 두번째 이야기 : 엄마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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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코로나 확진기 :
https://sound4u.tistory.com/5650




병원이야기 :
https://sound4u.tistory.com/5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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