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한 한달쯤 제대로 하지 못했던 일이 있다. 머리 속엔 늘 맴돌고, 빨리 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 여건상 하지 못하고 미루고 또 미뤄뒀던 일이었다. 그러다가 지난주에 시작을 하게 됐고 지난 주말에 팍 맘먹고 새벽 4시까지 못자가면서 마침내 다 했다. 마지막을 손보면서 진짜 뿌듯했다. 사실 알고 보면 생각이 문제인거다. 생각을 좀 고쳐먹고 이왕이면 되는 쪽으로, 좋은 쪽으로 열심히 하다보면.. 생각만 하고 있을때가 문제지 막상 하면 또 못할 것도 없었는데, 그놈의 생각을 깨는게(힘들다, 하기 싫다, 못하겠다) 더 힘들었던거 같다. 주말을 그렇게 다른 일에 몰두하는 바람에 정작 주말에 했어야할 숙제들을 하지 못해서 어제밤부터 불이나게 하고 있다. 매일매일 할일이 산더미들처럼 ..
밖에 바람이 차가워서 별로 봄같지 않다. 아까 낮에 실내 공기가 좋지 않아 밖에 나갔다가 나무에 새순이 돋아 있는걸 보고 반가운 마음에 찍어봤다. 핸드폰으로 찍다보니까; 내 맘대로 잘 되질 않았다. 원래는 새순 돋은 것에 초점을 두고 찍고 싶었는데 나중에 컴퓨터로 다운받아보니 내가 원하는 것과 반대로 '별로 아름답지 못한' 뒷모습에 초점이 가는 조금 이상한 모양새로 나왔다. 계속 춥고 그래서 봄이 오긴 오나? 싶었는데, 조용히 이렇게 봄준비를 하는 나무를 보니.. 왠지 좋았다. 역시 별로 아름답지 못한 뒷배경이 눈에 더 들어오긴 한다;; 바람에 흩날리는 회사 화단 앞 수선화. 바람이 심해서 꽃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꽃줄기 보면 꼭 '양파' 생각난다.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 정신을 집중하여 노력하면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성취할 수 있다. 시끄럽고 혼잡한,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산만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집중해서 나아갈 수 있는 '도' 닦는 정신으로 씩씩하게 살자. 환경은.. 환경은 참 쉽지가 않다. 내가 원하는 좋은 환경은 절대로 만들어지지 않을꺼다. 이겨내야지. 치밀어오르는 짜증과 치열하게 싸우며.. 화이팅!
하지 못하고 쌓아둔 일, 이거이거는 나중에 시간되면 해야지.. 그런 일들은 끝내 시작도 하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 '나중'이라는게 없다고 봐야할거 같다. 할일들이 있는데 시간을 쪼개서 하든가, 목표를 조정해서 낮추든가 해서, 아주 조금씩이라도 해볼려고 노력해야 될거 같다. 그래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시작이 반"이라고. 어쩌면 시간이란건 늘 없는걸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주어진 한정적인 시간, 하루에 24시간 52주 365일. 잘 활용하면서 값지게 살아야겠다. 그나저나 못하고 있는 일들, 지금 해야 하는 일도, 그리고 당장 있다 집에 가서 해야할 일도 풀어놓지도 못한 여행가방처럼 고스란히 남아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곳 없네 바람만 불면 그 매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곳을 찾아 지쳐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곳 없네 노래가 노래가 아닌, 가사로 한편의 시로 가슴에 와닿는 그런 꾸중중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