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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배경음악으로 다시 만나게 된 "NEXT - 아버지와 나 Part I" (응답하라1988, 7화 중에서)

sound4u 2015.12.11 00:00

드라마 배경음악으로 다시 만나게 된 "NEXT - 아버지와 나 Part I" (응답하라1988, 7화 중에서)


# 응답하라1988, 7화 


응답하라1988, 7화 마지막 장면에서 흐르던 배경 음악이 낯설지 않았다. 


신해철의 NEXT 음반 중에 있는건 알겠는데, 제목이 생각나질 않았다.

제목은 생각이 나지 않고 음반 표지치고 너무 예뻤던, 딱 그 음반 표지는 기억이 났다.




끝나고 사람들이 올려준 댓글 중에서 제목이 생각났다. "아버지와 나 Part I".

23살때 신해철이 부른 노래라는데.. 아버지를 바라보고 이해하게 되는 청년의 마음을 잘 표현한 곡이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우리네 아버지 세대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데 익숙치 않으셨다.

드라마 속 택이 아빠처럼 말로는 표현하지 않으셨지만, 행동으로는 그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말할 수 있을때 말해야 한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지나가고는 할 수 없는게 많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싶은게 많다. 그리고 하고 싶었던 일도 많았고, 듣고 싶은 이야기도 있었는데..

조용히 눈물 흘리는 장면을 보면서, 나도 조용히 눈물 흘렸다.







# NEXT - 아버지와 나 Part I




조각조각 흩어져있는 아버지에 관한 기억들이 생각난다.


지금처럼 먹을게 풍족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 퇴근하고 집에 오시는 아버지를 기다리며 기대했던건, 아버지 손에 들려있는 봉지였다. 종이 봉투에 들어있던 통닭과 단무지, 군고구마, 지방에 다녀오실때 꼭 사오셨던 호두과자 등의 먹거리..


청소하실때와 겨울에 나무틀 창에 창호지 다시 바르시던 모습(이게 불과 몇십년전 일이라니, 참 세상이 많이 바뀌었구나. 지금은 이중샷시로 되어 있지만, 옛날에는 유리문 안쪽에 창호지 바르는 나무 문이 더 있었다.), 책 읽으시던 모습, 거래처에 전화하시던 모습, 신문 보거나, 엄마가 만들어주신 달걀 입힌 토스트를 맛있게 드시던 모습, 추운 겨울날 발에 파우더 바르시면서 양말 몇개씩 신으시면서 모습 등..


어린시절에 돌아가셔서(40대 중반) 노래 속 청년처럼 가치관이 다르다든가, 노쇠하시는 모습은 기억 속에 없다.

아마 내가 20살 넘도록 살아계셨다면, 그런 생각들을 하며 이해하게 됐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런데 이번에 "아버지와 나"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늙고 아프신 어머니 생각을 하면서 눈물이 났다.


나한테는 가사에 나오는 '아버지'라는 단어 대신 '어머니'를 바꿔서 다시 읽으면, 그게 엄마와 나와의 관계 또는 내가 엄마를 이해하는 방식이 되는거였다. 언제나 당당하고 힘이 쎄고, 내 앞에 모든 장애물들을 다 없애줄 것 같았던 큰 산 같던 어머니는 이제 많이 아프시고, 힘이 드신다. 이제는 보살펴 드려야하고 안쓰러운 짠함이 느껴지는 분이 된거다.


따뜻한 말로 또는 사랑스러운 말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익숙치 않은 세대인 어머니.

한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나이를 먹어가고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이해가 되고 있는 어머니였다.



아버지와 나


- 신해철(NEXT) 작사·작곡


아주 오래 전, 내가 올려다본 그의 어깨는 까마득한 산처럼 높았다.

그는 젊고, 정열이 있었고, 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나에게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내 키가 그보다 커진 것을 발견한 어느 날,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그가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이 험한 세상에서 내가 살아나갈 길은 강자가 되는 것뿐이라고 그는 얘기했다.


난, 창공을 나는 새처럼 살 거라고 생각했다.

내 두 발로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라 내 날개 밑으로 스치는 바람 사이로 세상을 보리라 맹세했다.


내 남자로서의 생의 시작은 내 턱 밑의 수염이 나면서가 아니라 내 야망이, 내 자유가 꿈틀거림을 느끼면서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저기 걸어가는 사람을 보라, 나의 아버지, 혹은 당신의 아버지인가?

가족에게 소외 받고, 돈벌어 오는 자의 비애와 거대한 짐승의 시체처럼 껍질만 남은 권위의 이름을 짊어지고 비틀거린다.


집안 어느 곳에서도 지금 그가 앉아 쉴 자리는 없다.

이제 더 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내와 다 커버린 자식을 앞에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한 남은 방법이란 침묵뿐이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아직 수줍다. 그들은 다정하게 뺨을 비비며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그를 흉보던 그 모든 일들을 이제 내가 하고 있다.

스폰지에 잉크가 스며들 듯 그의 모습을 닮아 가는 나를 보며, 이미 내가 어른들의 나이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어린 새처럼 나는 아직도 모든 것이 두렵다.

언젠가 내가 가장이 된다는 것,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섭다. 

이제야 그 의미를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그 두려움을 말해선 안된다는 것이 가장 무섭다.

이제 당신이 자유롭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나였음을 알 것 같다.


이제,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후에, 당신이 간 뒤에, 내 아들을 바라보게 될 쯤에야 이루어질까, 


오늘밤 나는 몇 년만에 골목길을 따라 당신을 마중 나갈 것이다.

할 말은 길어진 그림자 뒤로 묻어둔 채 우리 두 사람은 세월 속으로 같이 걸어갈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결혼하고 나이 들어가며 어머니를 이해한다.

힘든 직장생활, 사회생활을 하며 집에 와서 내색하지 않고, 가족들 보며 힘을 얻으셨을 지금은 안 계신 아버지의 고단했던 삶에 눈물이 난다. 그리고 나는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을, 희생과 고생으로 나를 돌보셨던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


해방 즈음에 태어나서 전쟁을 경험한 세대, 배고프고 고된 젊은 날을 보내고 제 몸 제대로 돌보지 못하시고 희생하셔서 이제 많이 아프신 부모님의 고단함에 다시 한번 고개가 절로 수그러졌다. 




택이 아버지가 택이 바둑두는데 방해된다고 TV 소리 낮춰서 조용히 보는 것 보면서,

공부 열심히 하라고 안방에서 TV를 조용히 틀어놓고 보시던 어머니의 마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엄청난 화제의 드라마인게 맞기도 하지만, "응답하라1988" 보면서 잊었던, 아니면 묻어두고 있던 생각들을 다시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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