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아침부터 소복소복 내리던 눈은 그칠 기새도 없이 오후까지 내내 내렸다. 내리는 눈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눈하고 따뜻한 온기하고는 관련이 없는데. 솔솔솔.. 내리는 소리도 듣기 좋았다. 오후에 눈발에 굵어져서 일찍 사무실 문을 닫았다. 4시에 퇴근했다.
이전 글: 2007/06/23 - [시리즈 ⊙] - 디펜바키아 (시리즈10) 어제 햇살이 너무 좋았다. 하도 햇볕이 좋아서 남겨놔야겠다 싶어 사진 찍었다. 왼쪽에 있는 잎은 원래 오른쪽 화분에 있던 것인데 어느날 한줄기가 푹..하고 제풀에 꺽여지길래 언른 죽기전에 잘라서 물화분에 넣었던 것. 죽지 않고 그대로 있어주어서 감사하다. 오른쪽 화분도 햇살 받고 잘 자란다. 지난주에 가지 하나가 더 휘어져서;; 가위로 잘라주었다. 꽃병에 꽂아 놓았는데 아주 잘 자라고 있다. 이 사진만 봐가지고는 원래 저렇게 물에서 키우는 식물인줄 착각하겠다. 2008년 3월 21일. 드디어! 이 녀석의 이름을 알았다. 디펜바키아.. 로봇찌빠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햇볕은 좋은데 바람은 차가운 날이었다. 원래 바람 많이 부는 날은 구름도 별로 없고 하늘이 참 맑다. 이런 날은 따뜻한 집안에서 유리창 열고 보면 너무 예쁘고 보기 좋겠지만, 막상 걸어다니려니 추워서 빨리 어딘가 들어가야겠군. 하는 생각만 들었다. 왼쪽에 나무는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말라붙어버린 나뭇잎들이 꽤 많이 달려있었는데 이렇게 바람 많이 부는데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게 신기했다. 사사삭... 마른 잎 서로 부딪히는 소리만 심하게 들렸다.
# 지난주.. 집에 오는 길에 무척 꿀꿀해서 마트에 들렀다. 자주 가지도 않는, 그렇지만 가끔가는 비싼 마트. 물건 사러 간게 아니고 음식코너에서 파는 '닭꼬치'를 사먹을려고 갔던거였다. 마침 그날은 닭꼬치를 팔아서 낼름 사가지고 계산하고 나와서 먹었다. 뭐 잘 안 풀리고 꿀꿀한 날은 역시 아무 생각 안하고 맛있게 먹는게 최고다. 이 마트는 먹는 코너도 있는데, 탁자 위에 놓인 이 꽃은 그냥 장식하는게 아니라 '통째로' 사갈 수 있는 제품이다. 그래서 가격표도 붙어있다. # 역시 꿀꿀했던 오늘. 퇴근하는 길에 무작정 식당에 갔다. 아주 많이 춥진 않은데 서늘한 바람이 왕창씩 부는 추운 날이었다. 계속 저녁마다 사먹고 있어서 집안 경제가 걱정되었으나 역시 꿀꿀한 날은 생각없이 먹는게 좋아서 아무 생각 안하..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고등학교가 있었는데, 뺑뺑이 돌려서 가는거라. 버스타고 15분쯤 가야 하는 거리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니게 됐다. 그것도 성당에서 운영하는 고등학교. 성당에서 운영하는 학교라도 반드시 성당에 다녀야할 필요는 없었는데.. 엄마가 영세받는게 좋지 않냐고 하셔서 약간 반강제 비슷하게 영세받게 되었다. 교리 공부도 하고 토요일에 한시간씩 따로 그룹으로 성경공부도 하곤 했는데 신기하게도 그 당시했던 공부들, 읽었던 구절들이 하나도 생각 안 난다. 하얗게 백지이다. 성가곡도 몇개는 알았을거 같은데.. 역시 기억이 안 난다. 그런데 기억 나는게 2개가 있다. 바로 미사 중에 꼭 했던 바로 "내 탓이요.. 내 탓.. 내 큰 탓이로소이다" (가슴을 쾅쾅 세번 치는 시늉을 한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