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밖에 눈이 내린다고 했다. 그냥 조금 오다가 말겠거니 했는데, 솔솔솔... 하늘에서 가루가 내렸다.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보니 세상이 이렇게 하얗게 덮혀있었다. 작은 눈송이들이 쌓인 눈 위에 내리는 소리가 조용히 들렸다. 보정해볼까 하다가 그냥 까만채로 두기로 했다. 작년 10월에 첫눈이 왔다고 하던데, 그때 캘리포니아에 가느라고 보질 못했다. 며칠내내 춥더니, 올겨울 (나한테는) 첫눈이 조용히 내렸다.
어제 점심때 밥먹으러 왔다가 잠깐 고개를 젖혀서 하늘을 봤는데, 이렇게 진짜진짜진짜 파란, 정말 푸르다 못해 물감이라도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파란 하늘이었다. 몇분 올려다 보다가 사진찍었다. 칼바람에 얼굴이 시릴 정도로 추운 그런 날엔, 하늘이 더 맑게 보이는 이유가 뭘까?
동틀 무렵. 지평선 너머에 해가 막 고개를 들고 올라올 무렵 (얼추 7시정도?) 오전 10시 무렵. 해가 어깨쯤 올라왔을때의 모습. 따뜻했던 지난주 토요일 오전 풍경
힘들다고 멍하니.. 넋놓고 흘려버린 시간들을 아쉬워하며, 오늘은 조금이라도 움직여보려고 노력했다. 회사에서 프로그램 짤때도 생각 열심히 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물어보고 해결해봤다. 집에 와서도 식사 맛있게 하고, 이야기하고 응원해주고 배웅해줬다. 그리고 씻고나서 짜투리 시간에 미뤄뒀던 일도 하고, 책도 읽고(아주 조금밖에 읽지 못했지만) 생각도 정리하고 했다. 벌써 12시반이니.. 이젠 자야할거 같다. 힘들다고 정신줄 놓고 있지 말고, 움직여야겠다 생각을 단단히 했다. 뭐가 되도 좋으니, 움직이자. 움직여! 오늘 읽은 책 속의 몇 구절을 그대로 가져와본다. 한 발 걸음 (...) 인식의 좌절, 사고의 정지를 의미합니다. 흐르지 않는 물이 썩고, 발전하지 못하는 생각이 녹슬 수밖에 없는 이..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와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한 때 (성프란치스코의 말과 함께) 누군가의 말로, 그리고 상황적으로 푸욱 다운될 일이 있었다. 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아마 지금이 그런 상황 아닐까. 며칠 몸이 굉장히 피곤하고 아팠다. 설사하고 얹히고, 몸에 열도 나고.. 처음엔 말을 한 사람, 상황을 그따위로 몰아간 사람한테 화가 많이 났고, 원망스러웠다. 누가 몰라서 안 했나?! 나도 안단 말이다. 며칠 지나면서, 무기력함에 스스로 다운이 되었다. 그건 내 능력밖에 일인데.. 문제는 해결하긴 해야한다. 감사한건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도 도움받을 곳이 있다는거였다. 매번 몰려서 죽을 것 같다가 도움받아서 간신히 넘겼는데, 아마 이번에도 그렇게 될거 같다. 나는 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