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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어젠 오전엔 날씨 맑고 한참 좋다가 점심 먹을 무렵부터 이렇게 구름이 떼로 떠다녔다. 낮에 2시쯤인가? 3시쯤인가? 이렇게 잔무리진 흙구름떼도 볼 수 있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꼭 그린거 같았다. 같은 시각 왼편으로는 저렇게 하늘색 고운 하늘이 있었는데 말이다. 신기한 떼구름을 구경한 하루였다. 매일매일이 똑같고 별로 다른게 없는.. 변하는건 하늘밖에 없지만 그 변하는 하늘이 근사하고 멋있어서 좋다.
http://www.ak3d.de Andre Hutscherruer - Selfillumination 인터넷에서 검색하다가 찾은 이미지.. 보고 있자니 정신이 번쩍! 든다. (2008년 6월 6일) 우연히 이 이미지가 생각나서 무심히 보다가 출처를 알고 싶었다. 이미지를 살짝 뒤집어 보니 URL과 원저작자가 나와있었다. 홈페이지에 구경갔는데 오.. flash로 만든 작품이었다. 저 전구 켠 후의 모습도 볼 수 있어서 흐뭇했다 : ) 잠자리랑 함께 하는 모습이 귀엽다. Wall-E도 생각났다. 왠지 말도 할 수 있을거 같았다.
한 몇주전에 2년에 한번씩 있는 문학상이 있는걸 알게 됐다. 상금이 솔솔했다. 그래서 그러면 안되는거 알지만; 금액에 눈이 멀어서 참 오랫만에 나도 한번 도전을 해볼까? 그런 생각을 막연히 했다. 몇주를 그냥 흘려보내다가 지난주 토요일 햇살좋은 오후 아이디어 적어놓은 워드파일을 노트북에 넣어가지고 맘잡고 동네 까페에 앉아 하하.. 정말 다른 작가나 마치 글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처럼 앉아서 글을 다듬었다. 그러고 앉았으니까 마치 작가나 비슷한 무언가가 된 느낌이었다. 그런데 내가 가지고 간 아이디어 적어놓은 워드파일을 열어 차분히 읽어보니, 왠지 뭔가 빠진 느낌에 좀 어색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어쩌면 온라인 공간에 편하게 생각나는대로 적는 글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 뭔가 활자로 인쇄될 글하고는 천지차이..
지난주 토요일날 오랫만에 개어서 그런지 햇살이 따갑고 쨍쨍한게 너무 좋았다. 점심먹고 마트에서 구경을 하는데 괜히 신이 나는거였다. 날씨 좋으면 사람도 같이 기분이 좋아지는거 같다. 허수아비, 호박.. 가을이 물씬 느껴졌다. 던킨 도너츠도 이렇게 귀여운 이미지로 데코를 바꿨더라. 에 나오는 까만 먼지 녀석들이 생각났다. 날씨 좋은 핑게대고.. 예정에도 없던 하루 나들이를 떠났다. 거의 2년만에 가보는 뉴햄프셔.. 아직 단풍이 설게 졌는데도 보기 좋았다. 따로 산에 올라가지는 못하고 근처 도로만 열심히 달리다가 중간에 길도 잠깐 잃어버리고 그랬다. White Mountain 근처를 자주 갔었는데 길 잃다가 발견한 '워싱턴 마운틴'도 멋있었다. 깜깜할때 봐도 좋았다. 바야흐로 단풍철이구나.
내일(목요일) 또 태풍이 한차례 지나간다더니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했다. 그래서 오늘은 물기 먹은 바람이 부는 조금은 습하고 덥기까지한 날이었다. 이틀만에 해를 보는거라서 3시쯤엔 일부러 햇볕 쪼이러 밖에 나갔다. 토요일까지 해보기 어렵다니까 미리 볕을 비축해놓는게 좋을듯 싶었다. 해를 매일.. 자주 볼 수 있는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죽어라 해바라기를 해대는 내 모습이 어색하게 보이겠지만 할 수 없다. 쪼일 수 있을때 많이 쪼여놓자구. 저녁하늘만 봐서는 비가 올지 안 올지 모르게 애매모호했다. 이제 막 해가 저물고 등이 켜지는 어둑한 저녁의 가로등은 제법 운치가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헥헥... 오늘도 동네 반바퀴를 돌았다. 또 며칠 비온다고 산책 못할지도 모르니 미리미리 움직여둔거다. 기초체력도 ..
어제 저녁부터 말발굽에 채여서 꿰맨 왼쪽 머리부분이 찢어지는 것처럼 욱신욱신 아파오더니, 오늘은 하루종일 빗방울이 공기중에 떠있는 비도 종종 오고, 안개도 자욱하게 낀 그런 날이었다. 가로등 불빛에 흩어지는 물방울이 참 은은하고 또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문득 김광석 아저씨의 라는 곡이 떠올랐다. "거리에 가로등불이 하나둘씩 켜지고 검붉은 노을 넘어 또하루가 저물때 왠지 모든 것이 꿈결 같아요."
2주전에 마음을 다잡고 어떻게 하면 9월말까지 해야할 일을 효율적으로 끝낼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문득 어떤 글을 보게 되었는데, 그건 다름이 아니라 평소 사용하지 않는 손으로 글씨를 써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팍팍 떠오를 수도 있다는거였다. 읽고보니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싶어서 그때부터 아이디어 연습장에 써야할때마다 왼손으로 글을 썼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생각이 잘 나서 일이 착착 진행이 되었다. 그래서 마침내 계획했던 계획표대로 일을 얼추 마칠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은 얼마 없는데 만약에 한참 짜던 코드에 오류가 있어서 지워버리거나 어떤 시점까지 짜던 것을 걷어내고 다시 짜는 그런 일을 반복했더라면 시간 맞추기 힘들었을거 같다. 후...... 정말 다행이다. 그나저나..
금요일 저녁 퇴근하면서 본 하늘. 분홍빛이 살짝 도는 하늘이 참 예뻤다. 깃털 같고 솜털같은 그런 흔적이 있는 하늘. 우리 동네 하늘은 언제봐도 "명작"이다.
점심 먹고 갑자기 우리집 아저씨가 후다닥.. 뛰어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또 그 요상한 고양이(?) 소리 흉내내면서 나가길래;; 또 길고양이 한마리를 본건가? 했는데... 8월말에 우리집 주변을 배회하던 그 고양이를 봤다는거다. 1층 언니네(우리는 그냥 그 여자들을 '언니'라고 우리끼리 부른다)에서 입양한 모양이었다. 처음엔 너무 뚱뚱해지고 털색깔이 또렷해져서 못 알아봤는데, 뒷발이 장화신은거 같은 하얗고 입 앞부분이 갸름한걸 보고 바로 그 녀석(암컷인데 ^^;;)인걸 알아챌 수 있었다.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많이 떨어져서 추울까 걱정했는데 잘 됐다. 맨날 우리가 스크린 창문 안쪽에서 밖에 있는 녀석을 바라보다가 이번엔 반대로 우리가 밖에 있고 집안에서 스크린(모기장)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입장이 되다..
오늘 아침 편지인데, 내가 요새 많이 생각하는 고민하는 부분 내용에 대한 답이 들어있다. 이 글에 있는거처럼 멀리 있는 그리고 나랑 대면할 기회가 별로 없는 사람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사람, 자주 보는 사람, 자주 연락하는 사람, 계속 봐야하는 사람 등등에 의해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게 되는거 같다. 정말 싫을때는 한도 끝도 없이 싫다. 어흑흑. 사람이 어차피 사회적인 존재라서 아무리 싫은 것들이라도 완전히 초월해서 살 수는 없다. 나 혼자 고립되서 섬에 살 수는 없으니까. 매번 부딪히는 문제들 상황들 잘 이겨낼 수 있어야겠다. 그래도 옛날에 비하면 정말 잘 참는 편인데 지금도 정말 참기 힘든 경우가 많다. 입에서 불나올때가 아직도 많다는거. 가까운 사람 [고도원의 아침편지 2010년 9월 24일] 우리가..
아! 이런.. 이 영화에 대해 쓴 적이 없구나. 포스터 처음 봤을때는, 뭐.. 차태현 나오는 그저 그런 웃기는 영화인가 보다 하고 별로 기대 안하고 봤는데, 좀 황당하긴 하지만 웃기기도 하고 스토리가 그렇게 형편없지도 않았다. 현실성은.. 그래 솔직히 좀 없긴 했다. 그렇지만 주인공들이 모두 연기를 잘해서 그런지 웃으면서 유쾌하게 봤다. 혹시 좀 우울한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 추천해줄만하다. "자유시대"... "자유시대"하면 사실 노래보다는 "자유시대"라는 한때 즐겨먹던 노란색 포장지 초코바가 문득 생각난다. 살아가는건 내 마음이겠지. 누구에게 강요하지도 말고, 강요당하지도 말고 즐겁게 잘 살자. 매일매일 하루를 알차게 보내자. 주눅들지도 말고 혹시 눈치 없이 막 덤벼대고 나쁘게 구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
요새 좀 이상한 일을 겪고 있다. 최근 며칠 안에 있었던 일들이 잠깐 기억나질 않는다. 머리 속 일부가 지우개로 지워진거 같은... 멍.. 한 현상을 겪고 있다. 예를 들면 어제 뭘했더라? 누가 물으면 잠깐 멍..? 하다. 이틀전에 있었던 일도 순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싹 지워진거 같은 기억력에 스스로 몇번씩 놀라게 된다. 하도 이상해서 여기저기 찾아보니 '뇌노화 현상' 비슷한거 같기도 했다. 방지하려면 자주 쓰는 손 말고 다른 손으로 글씨를 써본다든가 하라더라구. 그래서 잘 쓰지도 못하는 왼손으로 연습장에 글씨를 써본다. 그러면 자주 쓰는 뇌 말고 반대편 뇌가 깨어난다나? 삐뚤삐뚤... 정말 못쓴다 하면서 글쓰다가 문득 내가 요즘 왜 이럴까? 곰곰히 생각해봤다. 생각을 해보니까 이유를 알겠더라. 9월..
저녁때 밥 언른 먹고 여느때와 같이 산책을 했다. 이젠 정말 해가 많이 짧아져서 7시면 캄캄해진다.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나무나 잎들이 반짝 반짝 빛이 났다. 실물이 더 멋있는데, 핸드폰 카메라로는 이정도밖에 담아오지 못한다. 바람에 한들거리는 갈대가 참 멋있었다.
7번 쓰러져도 8번 일어나는 강인함과 굳은 의지로 씩씩하게 잘 살자. 정호승 시인의 글.. 상처 없는 독수리 [사랑밭 새벽편지 - 2010년 8월 18일] URL: http://www.m-letter.or.kr/mail/2000/letter2553.asp 온갖 상처로 고민하고 아파하던 독수리 한 마리가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낭떠러지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는 여태껏 입은 상처 때문에 더 이상은 높이 날 수가 없다는 시름에 빠져 마지막으로 선택한 길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대장 독수리가 재빠르게 날아와 물었습니다. "왜 갑자기 이렇게 어리석은 일을 하려고 하느냐?" "난 늘 상처만 입고 살아요. 이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아..
구글.co.kr에 뜬 추석 로고. 거참 잘 그렸다. 한국은 비 많이 왔다 그러던데.. 한가위 추석 전날 왠 폭우람. 밥먹고 동네 산책하다보니 맑다 못해 푸르른 밤하늘에 휘엉청 보름달이 눈에 밟힌다. 비록 추석을 느낄 수는 없지만, 맑은 보름달 보니까 옛날 생각이 문득.. 났다.
어느날 문득 연꽃을 보았다. 굉장히 탁한 물에, 흩어져있는 큰 잎들 사이로 노랗게 피어있는걸 볼 수 있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한국에서나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 그런걸 보게 되면 신기하고 반갑고 좋다. 가끔 잔디밭을 톡톡 뛰어다니는 방정맞은 참새를 봐도 신기하다.
2010/08/30 - [[글]생각나는대로] - 배고파 우는 들고양이를 먹이다 장화신은거처럼 뒷발만 하얀 고양이였다. 8월말 한창 더울 며칠동안 이 녀석은 아파트 주변을 맴돌면서 창문을 열었다하면, 방문을 열었다 하면, 베란다 문을 열었다 하면 '미야옹'하면서 예쁜 소리를 내면서 나타났다. 어김없이 우리가 있는 시간엔 어떻게 알고 그런건지 주변을 배회했다. 고양이한테 홀린 사람처럼; 울집 아저씨는 마치 몽유병 환자 밤에 스르르 나가듯 햄이나 얇게 만든 닭고기 조각을 가지고 이 녀석에게 갔다. 맛있어서 좋은지 뽈짝뽈짝 뛰면서 잘 먹었다. 근데 웃긴게 소고기 조각을 주면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는거였다. 마트에서 산 고양이 사료(과자같이 생긴)도 냄새만 맡아보고 먹지 않았다. 그러니까 햄이나 닭고기만 먹었다. ..
구름이 낮아서 긴 장대 올려서 쓰윽 내리면 하얀 솜털을 끌어내릴 수도 있을거 같은.. 엉뚱한 생각도 든다. 가끔.. 어느 저녁때 찍은 사진. 하늘에 수묵화가 살포시 있더군. 파스텔톤 하늘. 저녁이었는데 이런 은은한 느낌이 났다.
중고등학교때 책받침이나, 연습장 표지에 있던 예쁜 그림과 글씨체로 써있던 바로 이 시가 가끔 하늘 좋고 푸른 날 생각난다.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벌써 2주가 흘렀다..) 지난주 금요일 '허리케인'이 온다고 아파트에서 경고문이 날아오고, 은근히 여러군데에서 대피나 대비를 강조하는 가운데 어수선한 생일을 맞게 되었다. 옛날에는 생일이 되면 특별한 일 없어도 기쁘고 좋더니; 어느 순간부턴 나이드는게 부담이 팍팍 되면서 생일이 되면 조금 우울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쪼금 우울했다. 그런데다가 태풍이니 뭐니 하니까 조금 꿀꿀했다. 다행이 예상했던거처럼 큰 태풍이 왔던건 아니고 비바람이 평소보다 조금 더 있는둥 마는둥 하다가 조용히 지나갔다. 생각보다 잠잠했던 덕분에 식사를 하러 레스토랑까지 갈 수 있었다. 울집 아저씨한테 감사. 다음날 토요일, 모임에 갔다가 생각도 못한 케익 받았다. (초 대충 꽂아준거라고 했다 ㅜㅜ) 생각해보면, 10년전 (만으로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