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어제 출근해서 일하다가 오후쯤에 갑자기 열이 막 오르고 기침이 심해져서 일찍 집에 왔다. 와서 잠자고 밥먹으라고 깨우면 먹고 또 자고.. 오늘 낮까지 그렇게 정신없이 자고 또 잤다. 침 삼키면 아프던 것도 없어지고 가래 끓는 것도 없어졌는데, 밭은 기침은 여전하다. 아마 쿨룩거리는건 쉬이 없어지지 않을거 같다. 그래도 며칠이라는 시간이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져서.. 당황스럽긴 하다. 열도 많이 내려서 다행이다. 감기엔 자는게 역시 최고인거 같다. 오랫만에 앓는데 제대로 앓는듯.. 어휴..참. 미국온지 정확히 6년쯤 되는 시점이다. 제대로 기억하고 넘어가라고 아픈가보다. 내일은 정신차리고 일을 해야겠다. 도라지차 끓여 마시며 목을 달래는 중이다.
누구 말마따나 1년에 한번 걸리는 연례행사.. 감기를 앓게 되었다. 올해는 무사히 넘기는가 싶었는데.. 어느집에 갔었는데 추운줄 모르고 있다가 집 나설때 살짝 감기가 드나 싶더니만 덜컥 걸리고 말았다. 침삼킬때 조금 아프나? 했는데, 금방 고뿔 기운이 목으로 머리로 번져서 열까지 났다. 그래서 오늘(월요일)은 아무곳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 이른 겨울잠 자는 곰처럼 잠만 쿨쿨 잤다. 아픈데는 자는게 최고. 중학교때 잘라내는게 좋겠다 판정받았던 편도선은 몇십년째 아킬레스건이다. 감기가 오면 꼭 편도선이 퉁퉁 붓는다. 편도선 잘라내더라도 나중에 감기 걸리면 분명히 재발한다고 해서 결국 잘라내지 않았지만.. 항상 아프면 이 놈이 문제다. 내일은 오늘보다 좀 나았으면 좋겠다. 정신없이 자버려서 흐름이 끊어진 일상생..
295번 선상에 휴게소 근처에 있는 강을 잠시 구경했다. 가을인가? 싶었는데 어느새 나뭇잎이 다 떨어져버린거 같아 조금 아쉬웠다. 근래 들어 보기 드물게 바람이 잦고 따뜻한 날이어서 걷기 참 좋았다. 물은 그딱 깨끗한 것 같지 않은데, 신기하게도 하늘빛이 그대로 물에 배어나서 그런지 굉장히 맑아보였다. 하늘 닮은 강물. 나뭇잎 다 떨궈버린 나무들이 좀 추워보였다. 콸콸 쏟아지는 물소리가 좋은 곳이었다. '시몬... 들리냐? 낙옆 밟는 소리가' '자그락 자그락' 마른 잎 밟는 소리가 보이는 곳에서. 앙상하구나.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니 눈이 정말 시리게 맑은 하늘이었다.
옆모습.. 내 얼굴인데 굉장히 낯설다. 분명히 내 모습일텐데. 어색하기도 하고 이렇게 생겼구나 싶기도 하다. 마치 어느날 음성사서함에 녹음된 내 목소리를 들으면서 낯설다.. 그런 생각이 드는 거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사람은 자기 목소리도 모른다고 한다. 내가 항상 귀로 듣는 내 목소리는 사실은 내 목소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건데.. 귀에 익은 내 목소리는 사실은 내 목소리가 아니고, 녹음해서 들을 수 있는 다른 목소리 같은 목소리가 실제 내 목소리라니.. 내가 나이면서도 내가 아닌.. 그러니까 잘 알고 있을거 같은 나를 정작 내 자신은 모르고 있다는 말이다. 거참 낯설군. 난 대체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굉장히 낯선 그렇지만 분명 나인.. 내 옆모습을 보면서 쓸데없는 생각들..
빼빼로 이야기 나오길래 달력보니까 오늘이 11월 11일이다. 언제부터 생긴 날인지 어느날 문득 보니까 '빼빼로 데이'라는게 생겼다. 아마 오늘 길거리 그런데선 짝퉁 빼빼로 포장해서 많이 팔지도 모르겠다. 맛은 오리지널 빼빼로(롯데)가 맛있는데, 이런 날은 짝퉁들이 기세가 등등.. 화려하다. 생각해보니 올해보단 내년 날짜가 더 환상적이라. 2011년 11월 11일 - 11/11/11 미국식 날짜로 하든, 한국식 날짜로 하든 대박이 될거 같다. 우리 어렸을때 소풍때 빼빼로 하나 가지고 갈 수 있으면 정말 대단한 거였는데.. 없어서 못먹던(귀해서) 빼빼로는 이젠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먹을게 참 도처에 많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