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내 이름 : 부모님께 받은 선물이고, 내 아이에게 준 선물이기도 해요. [얼룩소 갈무리] 본문
2022년 12월 9일
제목 : 내 이름 : 부모님께 받은 선물이고, 내 아이에게 준 선물이기도 해요.
이름에 관해 할 말이 많아요.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는 누구나 하나쯤은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가 아니고 여럿인 분들도 계실 듯 하구요.
이름에 관하여...
6살 딸아이는 궁금한게 많습니다. 가끔 "왜요?"를 물어보는데, 평소 저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라.. 듣다가 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곰탕집에 가서 오물오물 열심히 숟가락질 하며 먹다가 문득 물었습니다.
"곰탕은 왜 '곰탕'이라고 해요?"
"글쎄...?"
곰탕이 왜 곰탕이냐고? 그러게. 곰탕이 왜 곰탕인지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데... 들은 김에 한번 생각해볼까? 저도 몇 숟가락 먹으며 생각을 해봤습니다.
"엄마 생각에는, 뼈를 푹 고아서 국물을 내서. 그래서 '뼈를 잘 고았다', 뼈를 잘 고아서 국물을 낸 국물류 요리다는 뜻으로 '곰탕'이라고 한거 같아. '진짜 곰'으로 만든 국이란 뜻은 아닌거 같고."
옆에서 듣던 남편도 맞을거 같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비슷하게 말해준게 맞더라구요. 그러고보면 사물에는 다 이름이 있고, 정설이든 가설이든 유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왜 이걸로 불렸지? 궁금해 하지 않을 뿐이죠.
그러고보니 까치는 왜 까치라고 할까요? 찾아보니 '깍'이라는 울음소리에 접미사를 붙여 이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살기 바빠서, 아니면 그런거까지 신경쓰고 살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렇지. 이것의 이름은? 저것의 이름은? 왜 그렇게 불렸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6살 덕분에 저도 평소 생각할 일 없는걸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는건 안다고 해주고, 모르는건 엄마도 모른다고 하면서 찾아보고 얘기해준다고 마무리를 합니다.
왜 '홍길동'일까?
- 곰탕은 왜 곰탕이고?
- 까치는 왜 까치일까?
와 비슷하게 너무 흔해서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입니다.
- 왜 관공서에 표본이름은 '홍길동'일까?
얼마 전에 tvN <알쓸인잡>에서 김영하 작가님도 비슷한 질문에 답을 하신 적이 있어요. 왜 관공서 문서에 견본 이름이 '홍길동'이 되었을까?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어요.
https://youtu.be/ZrZW0BIDFrg
김영하 작가님 생각에도 '홍길동'이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는 이름이고, 내 이름 대신 쓰여도 기분 나쁘지 않을 이름이라구요. 호불호 없이 익숙한 이름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허균에 관한 이야기도 해주셨는데, 재미있더라구요. 허균 = 홍길동전 저자. 이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역시 뒷이야기는 재미있는걸까요.
원글에 박철웅(스테파노) 님이 말씀하신대로,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고,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의 한은 후대에 다 풀린거 같습니다.
국어선생님께 들은 '재미있는 이름에 관한 썰'
수업시간에는 잠이 오고, 다른 얘기하시면 몰려오던 잠이 달아났습니다. 어느 국어시간에 선생님이 들려주신 '이름썰'은 그런 얘기 중에 하나였죠. 그냥 선생님 생각이었는지, 관찰하다보니 그랬다는건지 알 수 없지만.. 재미있어서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몇가지를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받침에 울림소리(ㄴ, ㄹ, ㅁ, ㅇ)로 끝나는 이름을 갖은 사람들은 동글동글한 성격이다. (예. 지영, 지웅, 아람, 한솔 등..)
- 받침에 센소리(ㄱ, ㅂ)가 들어가 있으면 성격이 좀 강하다. (예. 기혁, 준극 등..)
- 이왕이면 받침 있는 이름이 좋다. (받침이 없는 이름이 덜 좋다고 한 이유는 까먹었어요.)
이 이야기 듣고부터는, '이름'을 듣고 일부러 소리내어 발음을 해봅니다. 과연? 맞나?
그리고 이름이 참 중요하긴 하구나. 싶었어요. 매번 불리니까요. 그리고 평생 나와 함께하며, 나를 대신하기도 하니까 정말 중요하구나 했습니다. 그래도 너무 심각하지 마시고, 위에 이야기는 재미로 봐주세요.
내 이름은 부모님께 받은 선물.
내 아이의 이름은 내가 주는 선물이길..
아이는 이제 자기 이름 석자를 씁니다. 처음에는 이름을 그리더니... 어떤 때는 자음의 좌우를 바꿔쓰고, 모음도 창조적으로 아무 위치에 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더니 드디어 이름을 제대로 씁니다. 아직 그리는거 같이 보이지만요.
순한글로 지은 이름은 부르기에도 좋습니다. 이름 이쁘다. 내가 지었지만 좋다고 합니다. 순한글 이름이라 혹시 놀림 받을까? 나중에 속상할 일 생길까봐 살짝 고민한 적도 있지만, 매일 부르는 이름이 좋습니다.
귀엽다고 바꿔서 부르거나 애칭을 불러버리면 화를 냅니다. 자기 이름대로 불러달라구요. 그러면 갑자기 고마운 생각이 듭니다. 내가 지어준건데, 자기것이라고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아서요.
그러고보니 이름은 부모님께서 주셨지만, 선물 준 부모님이 제일 많이 불러주셨을 것 같습니다.
라는 생각까지 하다가, 갑자기 울컥 해버렸습니다.
이현주(李賢珠)
지어주신대로 나는 과연 '슬기로운 구슬' 답게 현명하게 사는가? 오늘도 현명하게 잘 지냈는가? 에 답할 수가 없었어요.
어제부터 콱.. 막힌 기분으로 잘 살지 못했는데, 나는 내 이름답게 살지 못했구나 싶어 죄송했습니다. 이름답게 잘 살자. 현명까진 못해도, 슬기로운데까지 못 가면 그냥 '구슬'처럼 동글동글하게라도 잘 굴러가보자 싶었습니다.
이름 글 덕분에, 닫았던 마음을 다시 열어봅니다.
원글 링크 :
https://alook.so/posts/E7taL4o?utm_source=user-share_Dotdl1
내 이름 : 부모님께 받은 선물이고, 내 아이에게 준 선물이기도 해요. by 청자몽 - 얼룩소 alookso
이름 시리즈 다시 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름에 관해 할 말이 많아요.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는 누구나 하나쯤은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가 아니고 여럿인 분들도 계실 듯 하구요. 이름에 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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