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금요일날 낮에 우체통에 갔다. 자그마한 우편물이 오면 들어가는 좀 특별한 우체통의 열쇠 부분이 이렇게 꽁꽁 얼어서 이렇게 되었다. 주먹으로는 깨기 어려울거 같이 땡땡하게 얼었던거다. 우편함 지붕에 한아름 있던 고드름.. 내 생각엔 79호 사람이 다 깬거 아닐까 싶다. 고드름이 주렁주렁 지붕에 매달려있었다. 햇살이 좋으니 춤추는 플라스틱 화분은 음악에 맞춰 댄스 삼매경에 빠졌었다. 오랜만에 보는 햇볕이 반가운 금요일 오후였다.
이 노래는 아마 대학교 4학년때 처음 듣지 않았나 싶다. 졸업할때는 다 되어가는데,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때 참 막막할때였다. 가요집 속에서 악보를 발견하고는 참 여러번 따라 불렀던 노래다. 테이프도 샀던거 같다. 나 대학교 다닐때(1992년~1995년)만 해도 한달에 한번쯤 최신 가요들 모아서 얇은 책으로 악보집을 묶어서 팔았다. 요새 나오는 그룹들의 노래는 악보집을 낼 정도로 정리하는게 힘들겠지만.. 참 오래된 앨범 속 사진 보는 느낌이다. 씩씩하게 다시 일어나! - 김광석 검은 밤의 가운데 서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 봐도 소용없었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끝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수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
그저께밤 뉴스에 시카고에서 예상도 못한 눈(폭설)때문에 사람들이 길에 갇혀서 7시간째 도로에 있다고 했다. 여기말고 다른 곳도 눈이 진짜 미친듯이 오는가보다. 그저께 여기는 길은 눈과 물이 섞여서 슬러시 상태였다. 눈이 녹지 않고 언 상태에서 녹았다가 다시 얼어놓으니까 완전 땡땡 얼었다. 오늘은 해가 좋으니 낮에 좀 녹다가 밤되면 또 얼겠네. 어제밤에 우체통에 갔다가 깜짝! 놀랬다. 아파트 우체통 위에 눈이 녹았다가 얼었는지 우체통 지붕이 고드름이 잔뜩 달려있었다. 고드름을 다 깨고 우리 우체통에 열쇠를 꽂았는데 어찌나 추운지 열쇠가 돌려지지를 않았다!! 그런건 처음봤다. Bill올 것도 있는데 있다가 낮에 가서 다시 열어봐야겠다. 지구온난화, 기상이변.. 흠.. 갑자기 심각하게 다가온다. 지금 기온은 ..
서른즈음에... 사실 그랬다. 서른 가까이였을때는 바쁘고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다보니 나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그때는 "서른즈음에"를 듣더라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무덤덤했다. 작년에 생일 즈음인가 어떻게 하다가 김광석씨 "서른즈음에"가 생각나서 듣게되었는데, 그만 듣다가 울컥 치밀면서 눈물이 쏟아질뻔 했다. 노래도 노래였지만 이 동영상 속에 흑백사진이 보는/듣는 사람을 울먹이게 만들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 잔뜩 인상을 쓰고, 처절하게 노래하는 김광석씨 모습은 그야말로 처절한 내 모습이었다. 앞으로 달리기에 급급했던 30대를 나도 모른사이에 숨가쁘게 흘려보내버리고, 문득 마흔에 가까워오니 두려웠다. 해놓은 것도 없는거 같고, 모아놓은 것도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