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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2주전에 마음을 다잡고 어떻게 하면 9월말까지 해야할 일을 효율적으로 끝낼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문득 어떤 글을 보게 되었는데, 그건 다름이 아니라 평소 사용하지 않는 손으로 글씨를 써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팍팍 떠오를 수도 있다는거였다. 읽고보니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싶어서 그때부터 아이디어 연습장에 써야할때마다 왼손으로 글을 썼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생각이 잘 나서 일이 착착 진행이 되었다. 그래서 마침내 계획했던 계획표대로 일을 얼추 마칠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은 얼마 없는데 만약에 한참 짜던 코드에 오류가 있어서 지워버리거나 어떤 시점까지 짜던 것을 걷어내고 다시 짜는 그런 일을 반복했더라면 시간 맞추기 힘들었을거 같다. 후...... 정말 다행이다. 그나저나..
점심 먹고 갑자기 우리집 아저씨가 후다닥.. 뛰어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또 그 요상한 고양이(?) 소리 흉내내면서 나가길래;; 또 길고양이 한마리를 본건가? 했는데... 8월말에 우리집 주변을 배회하던 그 고양이를 봤다는거다. 1층 언니네(우리는 그냥 그 여자들을 '언니'라고 우리끼리 부른다)에서 입양한 모양이었다. 처음엔 너무 뚱뚱해지고 털색깔이 또렷해져서 못 알아봤는데, 뒷발이 장화신은거 같은 하얗고 입 앞부분이 갸름한걸 보고 바로 그 녀석(암컷인데 ^^;;)인걸 알아챌 수 있었다.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많이 떨어져서 추울까 걱정했는데 잘 됐다. 맨날 우리가 스크린 창문 안쪽에서 밖에 있는 녀석을 바라보다가 이번엔 반대로 우리가 밖에 있고 집안에서 스크린(모기장)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입장이 되다..
저녁때 밥 언른 먹고 여느때와 같이 산책을 했다. 이젠 정말 해가 많이 짧아져서 7시면 캄캄해진다.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나무나 잎들이 반짝 반짝 빛이 났다. 실물이 더 멋있는데, 핸드폰 카메라로는 이정도밖에 담아오지 못한다. 바람에 한들거리는 갈대가 참 멋있었다.
어느날 문득 연꽃을 보았다. 굉장히 탁한 물에, 흩어져있는 큰 잎들 사이로 노랗게 피어있는걸 볼 수 있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한국에서나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 그런걸 보게 되면 신기하고 반갑고 좋다. 가끔 잔디밭을 톡톡 뛰어다니는 방정맞은 참새를 봐도 신기하다.
2010/08/30 - [[글]생각나는대로] - 배고파 우는 들고양이를 먹이다 장화신은거처럼 뒷발만 하얀 고양이였다. 8월말 한창 더울 며칠동안 이 녀석은 아파트 주변을 맴돌면서 창문을 열었다하면, 방문을 열었다 하면, 베란다 문을 열었다 하면 '미야옹'하면서 예쁜 소리를 내면서 나타났다. 어김없이 우리가 있는 시간엔 어떻게 알고 그런건지 주변을 배회했다. 고양이한테 홀린 사람처럼; 울집 아저씨는 마치 몽유병 환자 밤에 스르르 나가듯 햄이나 얇게 만든 닭고기 조각을 가지고 이 녀석에게 갔다. 맛있어서 좋은지 뽈짝뽈짝 뛰면서 잘 먹었다. 근데 웃긴게 소고기 조각을 주면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는거였다. 마트에서 산 고양이 사료(과자같이 생긴)도 냄새만 맡아보고 먹지 않았다. 그러니까 햄이나 닭고기만 먹었다. ..
(벌써 2주가 흘렀다..) 지난주 금요일 '허리케인'이 온다고 아파트에서 경고문이 날아오고, 은근히 여러군데에서 대피나 대비를 강조하는 가운데 어수선한 생일을 맞게 되었다. 옛날에는 생일이 되면 특별한 일 없어도 기쁘고 좋더니; 어느 순간부턴 나이드는게 부담이 팍팍 되면서 생일이 되면 조금 우울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쪼금 우울했다. 그런데다가 태풍이니 뭐니 하니까 조금 꿀꿀했다. 다행이 예상했던거처럼 큰 태풍이 왔던건 아니고 비바람이 평소보다 조금 더 있는둥 마는둥 하다가 조용히 지나갔다. 생각보다 잠잠했던 덕분에 식사를 하러 레스토랑까지 갈 수 있었다. 울집 아저씨한테 감사. 다음날 토요일, 모임에 갔다가 생각도 못한 케익 받았다. (초 대충 꽂아준거라고 했다 ㅜㅜ) 생각해보면, 10년전 (만으로 27..
아까 낮에 밥먹고 동네 돌다가 앵두 비슷한걸 봤다. 빨간색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 조그만 열매가 탐스러워보였는데.. 자세히 보니까 앵두가 아니고 사과였다. 큰 사과의 SD버전!!이 나무 한가득 열려있는거였다. 내가 예쁘다! 예쁘다!! 하고 연신 외쳐대니 옆에 있던 울집 아저씨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두리번거리다가 한 뭉터기를 따줬다. 사과나무한텐 좀 미안했지만 아담하니 너무 귀여웠다. 이렇게 봐서는 이게 뭔지? 앵두? 조그만 과일? 뭐지? 싶을 것 같다. 이건 저기 위에 열매보다 조금 더 큰 버전. 이건 집동네 은행 근처에서 땄다. 아까 낮에 딴거보단 크고 제법 사과스럽다. 정말 작다. (울집 아저씨 손만 찬조 출연) 사과가 붉게 익은 모습을 보니 찬바람으로만 짐작이 되던 가을이 이제 정말 성큼 다가온걸 눈으..
며칠 비오더니, 갑자기 며칠 또 덥다. 여름이 가버린줄 알았는데.. 다시 여름이 됐나보다. 올 여름은 날씨가 참 사납다. 더운날은 정말정말 덥고, 갑자기 추운 날은 긴팔옷 꺼내입게 춥더니 또 어느새 다시 더워졌다. 끝여름인거 같지도 않은데.. 암튼 덥다. 오늘 아마 최고기온이 30몇도 정도 됐던거 같은데(90F 넘었을꺼?) 이번주는 내내 30몇도 넘는거 같다. 사나운 날씨다.
아침에 부엌에서 숙주나물 열심히 씻다가 바람이 너무 찬거 같아서 잠깐 문을 열고 나갔더니.. 흑흑 주차장에 벌써 낙옆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는게 보였다. 노랗게 죽은 잎들이 흩어져있을 뿐만 아니라, 살짝 바람이 불기만 해도 솔솔솔.. 떨어지기까지 했다. 햇살 따가운 것만 남은 상태다. 낮에도 바람이 차다. 가을은 그렇게 성큼 다가오고 있다. 사방에 가득한 귀뚜라미 소리들.. 아까 낮에 식탁 위에 겁도 없이 나앉아있는 '새끼 귀뚜라미'를 잡았다. "여행스케치"의 노래, 전주 부분에 나오는 기타소리와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생각나는 밤이다.
햇살이 좋던 오후, 잠시 상큼한 바깥 공기를 쐬어보려고 나왔다. 그냥 볕은 무지 덥지만 나무 그늘은 역시 시원했다. 오후 3시 넘으면 사무실안 공기가 탁해져서 잠깐 나와서 기지개 켜고 걸어본다.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는 도토리들.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조금 흔들려 보인다. 가끔 흙바닥에 떨어져있던 도토리가 저렇게 싹을 튀우기도 하는 모양이다.
6월달에 갔던 어떤 레스토랑 야외. 불과 한달전만해도 추웠었는데.. 햇볕 잘 드는 자리에 앉을려고 했었다. 생각보다 집 근방에 근사한 곳이 많더라. 이때까지만해도 햇볕이 싫지는 않았었다.
동네 산책하다가 잠깐 들른, 까페앞에서 찍은 사진. 일요일이라고 문 닫은건지, 아님 날씨가 좋다고 문 닫은건지 구분이 가질 않았다. 저거 유리창 위에다가 유성 페인트로 꽃 그린건데 나름 예쁘다. 헥헥.. 동네 돌다가 커피 한잔 시켜서 마시던 중에 찍은 사진. 로고가 멋지지 않나.
회사 근처 어떤 가게 앞에 늘 전시되어 있는 풍차. 바람 불면 바람개비가 팔랑거리고 돈다. 이것 보면 옛날에 하드먹고 남은 막대기 모아서 잘 조립해서 무언가를 만들던 생각도 난다. 왠지 만들려고 하면 잘 할 수 있을거 같은데 ㅎㅎ 생각보다 어려울려나.
예년과 달리 너무너무 더운 올여름.. 피서할겸 저녁때 주로 들르는 'Borders'라는 이름의 서점이다. 서점가서 책보고 그래야 하는데, Borders에 가면 우린 주로 시애틀 더 베스트라는 이름의 Cafe에 간다. 서점에 딸린 까페는 앉아서 책보기도 좋고 무료 인터넷(WIFI)하기도 좋고 딴생각하거나 졸기에도 너무너무 좋다. 마침 작년에 찍은 사진이 있어서 올린다. 2009년 7월 5일 (아마 일요일이었던거 같은데)찍은 사진이다. 작년엔 올해처럼 덥지 않아서 그런지 그리고 마침 문닫기 몇분 전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올려다보면 항상 있는 빨간 등. 책이 서가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시애틀 더 베스트라는 서점내에 까페. 책상과 의자들이 많아서 혼자와서 있기도 좋고 같이 와서 공부하기도 좋다. 올..
지난주에 한창 피곤하고 졸릴때, 하던 일이 잘 안풀려 머리 복잡할때 멍..하니 책상 위 등을 보다가 스탠드 빛이 너무 좋아서 찍어보았다. 이게 아마 새벽 1시던가? 그랬을꺼다. 스탠드 등빛으로 방안이 꽉차는 느낌이 들어서 뿌듯하기까지 했다. 기분이 좋아서 대충 몇분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창틈으로 솔솔 들어오는 밤바람을 맞으며 조용히 앉아있었다. 조금 전에 google.co.kr 에 뜬 박용하의 자살 소식이 참.. 안타깝다. 화려하고 멋진 삶일 것 같은 연예인들의 생활이 공허하고 쓸쓸하고 무척 외로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들에게 힘이 되주어야했을 젊은이가 돌연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을꼬.. 하고 혀를 차다가 불과 일주일전 나도 너무 힘들다고.. 열받는다고 이럴려면 그냥 확.. 세상에서 사라져버렸으..
그동안 어떻게 하다보니 3월부터 집에 오면 '개인적인 시간'이 없이 쫓기는 삶을 살다가 이제서야 조금 한숨을 돌리게 되었다. 나같이 게으른 사람은 이상하게 더 쫓기는 것 같다. 이유는 모르겠다. 암튼 한동안 미뤄놓았던 업데이트를 해볼까 한다. 3월 15일 즈음에 마련했던 집기들.. 물끓이는 주전자. 거의 6년된 주전자가 불에 다 타서(?) 결국 하나 장만하게 되었다. 모양이 근사해버린다. 무게재는 저울을 하나 샀었다. 야채스프를 끓여먹는데 대충하면 안되고 정확하게 그 양만큼씩 넣어야 한다고 해서 마련했다. 아직도 감이 전혀 안 오는 파운드를 g으로 바꿀 수도 있고 좋다. 전기로 물을 끓일 수 있는 전기포트. 차 마실때도 좋고, 컵라면 같은 것 끓일때 유용하다. 가격이 저렴해서 샀다. 선물받은 '수면양말'..
크하~ 꽃이 너무너무 예쁜 나무들. 하얀 벚꽃 피고 진 후에 이 꽃들이 피는데 정말 예쁘다. 날씨도 좋아서 더더욱 예쁘게 보인듯. 흐흐.. 꽃 앞에서 찰칵! 경치가 정말 정말 좋았다. 숯불에 구워먹는 고기도 맛있고 말이다! 딱따구리; 잘 안 보인다. 공사장에서 못 박는 소리가 머리 위에서 나길래 올려다봤더니 딱따구리였다. 신기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요샌 나이랑 상관없이 초 꽂아주고 축하해주는게 버릇이 되었다. --; 초값이 비싸다보니까 쩝..
토요일 날씨가 너무 좋았다. 드디어 꽃망울을 터뜨린걸 볼 수 있었다. 히히.. 좋아라~ 왠지 봄느낌이 팍팍 느껴지는 풍경이었다. 날씨가 좋아서 참 좋았는데 ㅜㅠ 여기서 그만; 신발 벗고 나무 탁자 위에 올라가서 앉아있다가 내려오다가 이따만큼 긴 나무가시가 발 뒷꿈치에 콱 박혀서 1시간 넘도록 고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