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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오랜만에 만난 분들이 처음 묻는 질문은 바로 "지금 어디 살아?"다."지금 석촌호수 근처 석촌동 살아요." "왜?""미국 가기전에 살던 곳이라, 많이 익숙하거든요. 별로 그렇게 변하지도 않았더라구요." 태어나서 30년 가까이 살았던 나라도, 7년만에 와보니 싹 다 바뀌어있는데, 사는 곳까지 낯설면 어색할거 같았다. 친숙한 산책코스2호선 타고 갈일 있을때 늘 지나가야하는 석촌호수는, 좋은 산책코스겸 놀이터다. 물에 들어가는걸 싫어하는(물도 안 좋아함) 나는 물을 보는건 좋아한다. 물이 있는 곁에서 생각하는걸 좋아한다. 만지는건 싫고 보는건 좋은 조금은 모순이긴 하다. 건강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이런 산책로에는 낮이고 밤이고 사람이 많다. 사람 안 다닐때 잽싸게 찍은 사진. 꽃과 나무 한여름에 이런 ..
4월말 귀국해서 살곳을 구하러 다녔다. 아무래도 익숙한 동네에 사는게 좋을 것 같아서, 미국오기 직전에 살던 동네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강아지 인형들을 한곳에 모아놨다. 6군데 돌아다니다가, 방하고 부엌이 분리된 꽤 넓은 곳을 구할 수 있었다. 중고가구 파는 곳에서 나름 깨끗하고 좋은 살림살이들을 구할 수 있었다. 화장대 의자겸 서랍이 되는 가구. 작은 인형과 장식품들은 책장 제일 위에 모아둘 수 있었다. 5월에 찍은 사진이라서; 화분이 2개밖에 없는데 이제 어느덧 4개로 늘어나서 자리가 꽉 차보인다. 짐이 우리보다 일주일 늦게 도착했는데, 내가 대충 포장해서 짐을 부치는 바람에 건담 3개가 부서지고, 스누피도 망가졌다. 작지만 아담한 부엌. 어차피 할줄 아는 음식이 많지 않아서, 그렇게 불편하다 생각..
지각사진. 제 13 탄. # 회사 앞 잡초 & 이름모를 꽃들 - 2010년 6월 핸드폰 사진 회사 주차장 앞쪽에 보면, 작은 도로를 하나 사이에 두고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버려진 풀밭이 있었다. 그런데 여기 풀이 얼마나 잘 자라는지, 봄철 장마가 와서 비가 억수로 오고 나면 내 무릎까지 되는 높이의 키로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났다. 내가 잘 몰라서 그렇지 얘네들도 각각 이름이 있을텐데.. 딱히 이름 아는 풀이 없어서, 그냥 잡초라고 불렀다. 이렇게 화창하고 좋은 날, 문득 본 잡초들이 예뻐보여서 핸드폰으로 찍어봤는데... 역시 찍힌 사진을 보니, 대책없는 잡초들로만 보여서 안타깝다. 이름은 몰라도, 나름 꽃들이 고왔는데 말이다.누구냐.. 넌. 풀더미도 보기 좋았다. 내 생각에 아마 이거 찍은 날 기..
지각사진. 제 6 탄. # 사무실 책상 사진 - 2010년 4월 6일 원래 디카를 따로 챙겨가지고 다니지 않는데, 이 날은 무슨 이유인지 따로 가방에 챙겨갔던거 같다.그래서 생각난 김에 찍었다. 2010년 사진인데, 이후로도 별로 책상 위 모습이 바뀌지는 않았다. 역시 지나고나면, 이유나 사실보다는 '느낌'이 남는거 같다. 내 책상 위 작은 보드. 포스트잇에 이것저것 글귀를 써서 붙여놓고 가끔 쳐다보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뉴욕갔을때 산 좌판에서 팔던 오토바이. 신기하게 나사, 못 등등 철기구로 만들었다. 키보드 보호대 야옹이. 오래되니까 서서히 닳아가는게 눈으로 보인다. 대나무. 어떤 곳에서든 늘 함께 했던 대나무.물만 먹고도 어떻게 저렇게 쑥쑥 잘 자라는지 신기하다. 홀마크에서 산 크리스마스 장식품 (..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던데.. 그렇긴 하다. 나무도 좋고, 꽃도 좋고, 이제 막 우악스럽게 더워지기 직전에 살랑거리는 바람이 좋은 그런 계절인거 같다. 낮엔 좀 덥다 --; 길가다가 익숙한 장미꽃들이 좋아서 찍어봤다. 화원에서 보는 가지런한 장미랑 또 다른 느낌의 넝쿨 장미. 이런 자연스러운 모습이 좋다.
요 며칠은 바람이 엄청 분다. 그것도 차갑고 냉냉한 바람이 심하게 분다. 밖에 빼꼼히 보면 햇살이 정말 좋은데, 그래서 유리문 안쪽에서 따뜻해서 속아서 밖에 나오면, 바람이 너무 차다. 밖에 나와 서있으면 한 2~3분만 지나도 '햇살에 속았어!'라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햇살이 좋으니 바람 쐴만하다. 이쯤이야. 심하게 부는 바람에 눈이 시린데, 그래도 햇살을 포기할 수 없어 잠깐 밖에 나갔다. 늘상 비슷한 풍경. 변함없는 도로.. 간간히 지나가는 자동차들. 오후 3시의 풍경이다. 그렇게 하나도 변하지 않는거 같은데, 자세히 보면 뭔가 바뀐걸 알 수 있다. 잔디 색깔이 초록색으로 변했다. 예전엔 죽은듯 누리끼리하더니, 확실히 봄이 오긴 왔나보다. 푸른빛이 돈다. 하늘색도 좋고 좋고. 함께 나눠먹었으..
요새 우리 동네 하늘이 이렇다. 먹구름이 한가득... 아까 퇴근할때는, 약간 갠 것 같기도 했는데, 대신 바람이 칼바람이었다. 봄이 참 요란스럽게 찾아오는건가? 아니면 간절하게 봄을 기다리게 할려고 그러는걸까? 알 수 없다. 언젠가 오기는 오겠지.
기온이 널을 뛴다. 지난주에는 26도까지 올라가더니, 지금은 영하 1도.일찍 싹을 튀우거나 꽃을 피운 녀석들은 속으로 엄청 후회를 하고 있겠구나. 추워서 충격받았을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추워지니까 사람 몸도 반응하는지 어젠 머리가 아파서 고생했다. 이번 봄에 참 여기저기 앓으면서 지나가는구나.
# 2012년 3월 21일 한동안 꽤 오랫동안 겨울이었던거 같은데, 정신차려보니 .. '여름'이 느껴진다. 날씨가 순차적으로 흘러가는게 아니라, 갑자기 심하게 점프를 한듯한 느낌이다. 오늘 낮 최고기온 보니까 26도던가(70F 몇도던데). 뭐가 갑자기 훅... 왔다가 훅 갔다가 그런거 같기도 하고. 뜬금없이 여름이 되버릴까 싶기도 한 참 어정쩡한 계절이다. # 2012년 3월 22일 낮최고 기온. 오늘은 더 심했다 --; 한여름이네. 더위도 식힐겸 눈도 식힐겸해서 gmail 스킨도 '바다'로 깔아봤다.
어제 간신히 컴퓨터 살려놓고는, 백업받아놨던 파일 삭제해서 날려버리고 새로 백업받으라 걸어놓고 집에 왔다. 아침에 출근해서 보니, I/O 에러 나서 백업이 안됐다. error message에 보니 "check disk를 해보라" 그런다. 시간 많이 걸릴테지만 미친척 하고 한번 더 해보자. 싶어서 또 몇시간을 들여서 check disk를 돌렸다. 이젠 쪼이는 일정은 포기했다. 사무실에 굴러다니는 mac book 다시 갖다놓고, 웹에 올라가 있는 javascript 라이브러리 메뉴얼 읽으면서 곁눈질로 check disk 화면만 종일 봤다. 만약에 이번에도 백업받는거 실패하면, 새로 주문한 하드에다가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다시 다 깔아야할 판이다. 휴;;;; 컴퓨터 맛간지 이틀째 -_-+ 내가 진짜... 그냥 ..
간밤에 비오고, 아침에도 비가 조금 내리는 듯 하더니, 점심먹으러 나오니까 하늘에 구름이 걷히는걸 볼 수 있었다. 비오고난 다음 하늘의 색이 참 고운 것 같다. 걷혀가는 느낌이 문득 좋았다. 집안에 엊저녁 자욱했던 기름냄새가 그대로인거 같아서, 창문 앞문 뒷문 다 열어놓았다. 살랑살랑 들어오는 바람이 그렇게 차게 느껴지지 않았다. 식탁 유리 표면에 맺히는 바깥 모습이 좋았다. 호수 표면에 맺히는 하늘처럼, 유리 표면에 비춰지는 하늘색이 고왔다. 그치고, 걷히고, 개이는 느낌이 참 좋은 금요일 오후 점심시간이었다.
오늘도 이른 아침 동트는 하늘을 볼 수 있었다. 하늘엔 누가 이렇게 맨날 그림을 그리는걸까? 멋있다. 한국은 연일 틀어놓은 수돗물이 꽁꽁 어는 기이하게 추운 날이라는데, 여긴 감사하게도 그렇게까지 춥지는 않다. 바람은 겨울 바람인데, 문득 아주 이르지만 봄느낌을 느낄 수 있다. 나같은 올빼미형 인간이 새벽에 일찍 일어났으니; 탈이 나지. 집에 와서 1시 가까이까지 쿨쿨 자다가 늦은 점심 먹고, 늘어지는 몸을 추스려 밖에 나갔다. 변함없이 좋은 햇살 맞으며 참 걸을만한 토요일 오후였다. 아파트 앞 나무에 열려있는 솔방울을 발견했다. 바람과 눈과 비에도 꿋꿋하게 맺혀있는 녀석들 보면서 어떤 일에도 끄떡없는 튼튼함이 부러웠다. 느긋하고 평온한 토요일을 보낸다.
며칠 비오고 그러더니, 오늘은 맑게 개인 날이었다. 따뜻한 방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햇볕 참 좋네.. 그러면서 괜히 바깥 공기가 그리울 그런 날이었다. 밖에 나간다고 딱히 갈 곳도 없는데.. 그냥 집에만 있기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안에서 보면 딱 그렇게 보였다. 밖에 나갔다. 안에서 보기와는 다르게, 바깥 바람은 여전히 차갑고 싸늘했다. 1월하순.. 한겨울 날씨가 그렇지. 미국마트와 한국마트가서 장을 보고, officeMax가서 펜도 두자루나 샀다. 가는 버전의 샤피(안 지워지는 유성펜)가 있길래 그것도 하나 샀다. 노트에 글쓸때 집에 굴러다니는 아무 볼펜으로 써도 되는데, 이상하게 더 잘 써지는 펜이 있다. 그냥 볼펜이 아니라, 만년필 느낌이 나는 펜이다. 한개가 아니라 두개씩이나 집으니, 울아저씨..
어제 점심때 밥먹으러 왔다가 잠깐 고개를 젖혀서 하늘을 봤는데, 이렇게 진짜진짜진짜 파란, 정말 푸르다 못해 물감이라도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파란 하늘이었다. 몇분 올려다 보다가 사진찍었다. 칼바람에 얼굴이 시릴 정도로 추운 그런 날엔, 하늘이 더 맑게 보이는 이유가 뭘까?
보통 일요일이 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인 월요일날 쉰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오늘 하루 쉬었다. 한국에서도 곧 이런 '대체 휴일'제도를 도입한다고 들었다. 7년전 한국에 있을때는 격주로 토요일날 쉬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격주로 쉬는건 아주 오래된 옛날 이야기가 되었겠지 싶다. 지금은 5일 근무하고, 대체 휴일까지 쉴지도 모르겠구나. 간만에 휴일은 뭔가 좀 의미있게 보냈어야 하는데, 늦잠 자고 밥도 늦게 먹고, 잠깐 산책하다가 또 낮잠 자고 그러고보니 해도 일찍 져버려서 아쉽다. 6시밖에 안됐는데 밖에 깜깜한게 9시쯤 된거 같다. 한겨울엔 4시면 해가 져버린다. 겨울에 해가 짧은 동네에 살고 있다. 아까 햇살 좋은 낮에 돌아다닐때 몽실거리는 구름보고 좋아라 찍었던 사진이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
금요일 오후 3시반 넘어서 잠시 밖에 나갔더니, 하늘이 이렇게 예쁜 모습이었다. 솜을 얇게 찢어서 하늘에 주욱 늘어놓은 모양새였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이 울컥..하고 들었다. 매일 보는 하늘이지만, 매번 볼때마다 가슴을 울린다. 이건 며칠전 점심먹을러 갈때 본 하늘이다. 위에 하늘하고 비슷한데, 낮에 본 하늘하고 해질녁 하늘은 또 다른 것 같다.
2011/11/09 - [[사진]풍경,터/집] - 인디언 서머(Indian summer) : 겨울오기전 짧막하게 느끼는 포근한 가을 2011/11/08 - [[사진]풍경,터/집] - 가을빛 - 이번주는 지난주보다 따뜻하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나뭇잎이 거의 다 떨어졌다. 시간이 빠른건가? 가을에는 원래 이렇게 빨리 떨어지는건가? 너무 빨리 떨어져서 괜히 슬프다. 앙상해졌네. 남은 잎들도 마저 다 떨어지고 나면 이 앞이 훵하니 빌 것 같다.
문서 정리 5일째;;를 접어들고 있다. 아직도 머리 속에만 있는 내용들이, 더 끄집어내야할게 많다는 생각에 typing하기 바쁘다 바빠. 이틀은 죽어라 쓰기만 하고 수요일부터 설명해주고 있는데 예상못했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6년째 개발하고 유지보수해온 이 프로그램은, 그러니까 많은 부분의 order가 일어나고 처리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이 녀석에 관해 "쓰린 기억"이 너무 많았다는거다. 예를 들어, 어느날 갑자기 그것도 문득! 어느 곳에서 요청 들어왔으니, 당장 해놔라 그런게 생겼다. 그래서 부랴부랴 날짜 맞춘다고 쥐어짜면서 해놓으면 안 쓴다. 이런식으로 쥐어짜서 해놓았는데, 실상은 쓰지 않게된 '고아 기능'들이 몇개 있었다. 수정하면서 '이건 좀 아닌데, 이런 식으로 막무가네 막가는건 아닌데..' 하..
이번주는 주구장창 문서만 썼는데, 지금도 한참 쓰고 있고 어쩌면 다음주에도 계속 써야할지 모르겠다. 6년간 만들고 유지보수해온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문서다. 첨에 같이 설계하고 만들었던 두사람에게 그간에 바뀐 내용과 기능에 대해 설명해주고, 새 시스템으로 바꿀 경우에 참조하기 위해서다. 한국말로 써도 된다 : ) 포토샵 가지고 한참 낑낑대야할때는 내가 웹디(웹디자이너)인가? --; 하는데 문서가지고 죙일 붙들고 있으니 기획자인가? --; 한다. 기능 정의, 문서화도 프로그래밍에 중요한 영역이니까 으으으으.. 뻑적지근한 어깨를 두드려가면서 생각하고 또 쓰고 그러고 있다. 내 머리 속에 있는 지식을 꺼내어 기록으로 남겨두는 일은 중요하다. 어떤 때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도 당시 써놓은 노트나 메일 읽어보면..
11월 8일.. 오늘은 '입동'이라고 했다. 그야말로 겨울 초입. 그런데, 오늘도 변함없이 따뜻하고 화창한 하루였다. 해있을때도 좋더니만, 해진 다음에도 좋았다. 며칠전에 눈오고 그랬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노란색잎이 햇볕받아서 반짝반짝 빛나기까지 했다! 황금색 나뭇잎이라.. 가을에나 가능한 일일듯 싶다. 추운 겨울이 오기전 일주일쯤 따뜻한 날이 계속된다더니.. 요새가 말로만 듣던 바로 그 '인디안 써머'인가보다. 보통 10월말에서 11월초에 그렇다고 한다. 밑에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글 중에 "절망 가운데에 뜻하지 않는 희망적인 것"이라는 글귀가 맘에 든다. 뼈시린 겨울 추위직전에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따뜻한 가을을 감사한다. 낮에는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베란다에 의자랑 탁자랑 닦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