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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눈이 불편해서 머리도 무겁고 안 좋았다. 저녁먹고 8시부터 쿨쿨 잤다. 자다가 제풀에 10시쯤 일어났는데, 밖을 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올해는 눈이 드문드문 살살 오는듯 마는듯 하다가 안 올려나보다 하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그건 너의 착각이야!'라는듯이 눈이 이렇게 오고 있었다. 비처럼 쏟아진다는 표현이 적절할듯.. 쌓인 눈 위로 눈가루가 더해지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눈오니까 싫어해야 한다니깐;;;) 눈온다. 눈이 와.. 눈이 비처럼 쏟아진다. 그러면서 쭈그리고 앉아서 넋놓고 눈오는 풍경을 구경했다. 밤 10시반 무렵 고즈넉한 아파트 통로를 찍어봤다. '형설지공'이라고 눈이 오니까, 바닥 전체가 반사판이 되버린거 같다. 주변이 묘하게 밝게 나왔다. 빗소리만큼이나 포근하게 들렸던 눈오는 소리를 녹..
"내가 가는 길" '인생은 너무 복잡해.'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어떤 길들은 계속 따라가고, 다른 길들은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최악은 그것이 아니었다. 제일 나쁜 것은 자신이 그 길을 제대로 선택했는지 평생 의심하며 그 길을 가는 것이었다. - 파울로 코엘료의《브리다》중에서 - 출처: 고도원의 아침편지 2012년 1월 12일 지난주에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된 젊은 부부를 만나게 됐다. 이제 갓 서른 넘은 젊은 그들.. 30살 즈음에 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여러가지를 궁금해하고 신기해하고, 흥미진진하게 이야기 들어주는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정신없이 30살을 맞이하고 31살에 큰 결심을 해야했고, 그리고 32살에 미국에 왔다. 이렇게 저렇게 하다가 이제 40살이 되버렸다. 40... 정말 부담스러운 ..
얼마전에 겨울바다 보고 오니까 부쩍 겨울바다가 생각났다. 오늘따라 뜬금없이 "겨울바다"라는 노래가 생각나서 Youtube에서 찾아봤다. 2012/01/10 - [[사진]로드아일랜드(2006~)/기타] - (1/7) Watch Hill 해변 - Westerly, RI : 이상하게 따뜻했던 토요일, 겨울바다를 가다 한참 대학다닐때(90년대 초중반), 라디오에서 겨울즈음에는 늘 들을 수 있던 노래를 새삼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런데 유심히 보니까 뒤에 배경으로 나오는 사진들이 "눈의 여왕" 드라마 장면들 같았다. 현빈하고 성유리 나오는 드라마(2006년작)였다. 오른쪽 Pannel에 마침 "눈의 여왕" OST가 나왔다. 뮤직비디오 만든 사람이 드라마 장면 가지고 만들어서 이렇게 같이 뜨는 모양이었다. 드라..
밖에 눈이 내린다고 했다. 그냥 조금 오다가 말겠거니 했는데, 솔솔솔... 하늘에서 가루가 내렸다.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보니 세상이 이렇게 하얗게 덮혀있었다. 작은 눈송이들이 쌓인 눈 위에 내리는 소리가 조용히 들렸다. 보정해볼까 하다가 그냥 까만채로 두기로 했다. 작년 10월에 첫눈이 왔다고 하던데, 그때 캘리포니아에 가느라고 보질 못했다. 며칠내내 춥더니, 올겨울 (나한테는) 첫눈이 조용히 내렸다.
어제 점심때 밥먹으러 왔다가 잠깐 고개를 젖혀서 하늘을 봤는데, 이렇게 진짜진짜진짜 파란, 정말 푸르다 못해 물감이라도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파란 하늘이었다. 몇분 올려다 보다가 사진찍었다. 칼바람에 얼굴이 시릴 정도로 추운 그런 날엔, 하늘이 더 맑게 보이는 이유가 뭘까?
동틀 무렵. 지평선 너머에 해가 막 고개를 들고 올라올 무렵 (얼추 7시정도?) 오전 10시 무렵. 해가 어깨쯤 올라왔을때의 모습. 따뜻했던 지난주 토요일 오전 풍경
힘들다고 멍하니.. 넋놓고 흘려버린 시간들을 아쉬워하며, 오늘은 조금이라도 움직여보려고 노력했다. 회사에서 프로그램 짤때도 생각 열심히 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물어보고 해결해봤다. 집에 와서도 식사 맛있게 하고, 이야기하고 응원해주고 배웅해줬다. 그리고 씻고나서 짜투리 시간에 미뤄뒀던 일도 하고, 책도 읽고(아주 조금밖에 읽지 못했지만) 생각도 정리하고 했다. 벌써 12시반이니.. 이젠 자야할거 같다. 힘들다고 정신줄 놓고 있지 말고, 움직여야겠다 생각을 단단히 했다. 뭐가 되도 좋으니, 움직이자. 움직여! 오늘 읽은 책 속의 몇 구절을 그대로 가져와본다. 한 발 걸음 (...) 인식의 좌절, 사고의 정지를 의미합니다. 흐르지 않는 물이 썩고, 발전하지 못하는 생각이 녹슬 수밖에 없는 이..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와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한 때 (성프란치스코의 말과 함께) 누군가의 말로, 그리고 상황적으로 푸욱 다운될 일이 있었다. 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아마 지금이 그런 상황 아닐까. 며칠 몸이 굉장히 피곤하고 아팠다. 설사하고 얹히고, 몸에 열도 나고.. 처음엔 말을 한 사람, 상황을 그따위로 몰아간 사람한테 화가 많이 났고, 원망스러웠다. 누가 몰라서 안 했나?! 나도 안단 말이다. 며칠 지나면서, 무기력함에 스스로 다운이 되었다. 그건 내 능력밖에 일인데.. 문제는 해결하긴 해야한다. 감사한건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도 도움받을 곳이 있다는거였다. 매번 몰려서 죽을 것 같다가 도움받아서 간신히 넘겼는데, 아마 이번에도 그렇게 될거 같다. 나는 맨..
겨울치고 이상하게 따뜻하고 햇볕도 좋았던 토요일 오후, 홍보팀 회식 약속 장소인 스시 부페에서 밥을 엄청나게 먹었다. 한 네번은 갖다 먹은거 같다. 밤에 잘때까지 배가 하나도 안 고팠다. 부페는 나름 먼곳(Wasterly, RI)에 있었다. 집에서 45분쯤 달려야 갈 수 있었다. 30분 이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이 동네 특유의 짧은 거리감보다도 더 먼 곳에 있었다. 회식 끝내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집에 그냥 갈까 하다가, 그 식당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해변에 가보기로 했다. View Larger Map 내가 사는 시골동네(거주민들께는 죄송)에 유일한 장점 중에 하나는 1시간 정도면 왠만한 곳(바다나 강이나 호수 등등)을 가볼 수 있다는 점이다. 생각보다 꽤 근사한 풍경이었다. 오후 3시쯤 됐..
달력은 대체 언제오나? 2012년이 되면서부터, 고개를 쭈욱 빼고 기다리던 달력이 왔다. 5일날 배달됐었는데 우편함을 늦게 열어보는 바람에, 오늘(토요일) 오전에 우체국가서 찾아왔다. 달력값은 17달러. 한화로 대략 2만원 가량되는 모양인데. 택배비가 너무 비싸서 ㅜㅜ 고맙고 또 미안했다. 32,600원. 비행기 타고 와야되서 돈을 많이 냈을거 같다. 1월 2일날 부친건데 3일만에 배달이 됐다. EMS 특급 우편으로 부쳐서 그런가보다. 우편물 찾는데, 신분증도 보여달라고 그러고 싸인도 또 해달라고 그랬다. 비행기 타고 오느라고 고생했다!! 박스를 뜯으니 이렇게 뽁뽁이로 정성스럽게 포장된 달력이 있었다. 듣던바와 같이 iPhone 포장박스 비슷하게 생겼다. iPhone 사본적이 없어서 확인할 길은 없는데,..
작년 6월 어스름이 깔릴 무렵, 브라운 대학교 건물 지나가다가 찍은 사진이다. 아직 주변이 어두워지기 전이었는데, 전등이 켜져있길래 올려다봤다. 건물에 있는 형광등도 보이면서 은은한 불빛이 더 예뻐보였다. 점점 더 어두워지면 환하게 주변을 빛낼 등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제목: 사랑은 동사입니다 출처: 좋은생각 메일진 제2454호 (2012-01-04) http://www.positive.co.kr/good/70657_48_132 사랑은 명사가 아닙니다. 사랑이 아무리 아름답고 깊다 할지라도 사랑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생명이 떠난 것입니다. 사랑은 행동입니다. 살아 움직이는 것이며 감동시키는 것이며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나를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 나를 온전히 주는 것입니다. 사랑은 동사입니다. 사랑하기를 주저하지 마세요. 조신영, 《중심》 사랑은 '동사'라는 말이 마음에 쏙 들어옵니다. 좁은 우물에서 내 문제만 들여다보다가 이 책을 보고, 화들짝 놀..
# 2012년 1월 5일. 스킨 바꾸다 해가 바뀌니 관리하는 홈페이지에도 이것저것 업데이트할게 생기고(년도가 바뀌고 보니 ㅜㅜ 아무래도..) 막상 내 블로그 공지글(Notice)에도 2010년에 쓴 글이나 2010년 이전에 써놓고 한번도 업데이트 안한 글 등등이 눈에 띄었다. 새해가 되었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잘해보자 싶어서 한달전에 바꾼 스킨을 또 바꿔보았다 ^__^;; 살짝 껍데기만 바꾼건데도 되게 신난다. # 2012년 1월 28일. 카테고리 부분을 바꾸다 바꾼지 며칠 됐다고; 또 제풀에 질려서 이것저것 다른 것으로 바꿔봤다. 그런데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알록달록 너무 예쁜 스킨을 깔면, 글이 죽어보였다. 내 블로그는 반이 글인데, 글이 죽어보여서야.. 할 수 없이 원래..
1월 1일 일요일 오후, 시작하기 전에 잠깐씩 틀어서 듣던 음악을 조용히 듣다가 그날 따라 문득 안팎으로 쩌렁쩌렁하게 틀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러고는 망설임도 없이 바깥 스피커를 켰다. 얼쑤~~ 예상대로 본당에서 잔잔히 흐르던 음악소리가 온 실내에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관악기 연주곡이었는데, 그렇게 소리가 곱고 좋은지 몰랐다. 와.. 하면서 감탄했다. 겨우 연주곡 크게 틀어본 것 뿐인데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가슴이 확 트이는 자유를 느꼈다. 이런 거였구나.. 영화 에 보면 주인공이 간수를 피해 모짜르트 음악을 크게 틀어놓으면서 흐뭇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떤 느낌일지 머리로만 이해했었는데, 가슴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음악은 인간을 자유케 한다. 근데 이 자유 한번 느껴봤으면 됐다. ..
맛있는 거품 커피를 마셨다. 집에서 내려먹는 커피로 이런 거품 커피를 만들어 마실 수도 있다니.. 쓰지 않고 맛있었다. 만들어준 사람은 아르바이트로 커피 만들었다는데, 진짜 커피 맛있게 잘 만든 것 같다. (어느 드라마에서 나온 커피 내리는 장면) 몸에 좋지 않다는데도, 커피는 커피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한참 한국에서 일할때는 하루에 다섯잔씩도 마시고 그랬다. 종류를 막론하고 다 좋아한다. 잔이나 종이컵에 막 따라가지고 온 커피 냄새와 온기가 좋다. 화요일하고 수요일하고 많이 춥다 그러던데.. 추우니까 따뜻한 커피 한잔이 간절해진다.
새해 첫날 마트에 갔다가 케익을 구경했다. 보기만해도 기분 좋은 맛있어 보이는 케익들이 유리장 한가득 있었다! 과일 타르트와 여러가지 케익들. 확실히 나 사는 동네는 이탈리아 후손들이 많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케익이나 빵 종류는 다 맛있는거 같다. 괜히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서; 민망함을 무릎쓰고 열심히 핸드폰으로 찍어봤다. 하하. 통나무 모양의 '크리스마스 케익'. 크리스마스에 이런 롤 모양의 케익을 먹는 이유가 궁금했었는데, 작년 연말에 Daum에 "코알라라"라는 만화에서 유래가 소개된 것을 보았다.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4768 진열장 케익들 구경하다가, 맛있어 보이는 라즈베리 케익을 하나 사가지고 왔다. 2012년은 달콤한 케익..
# 손가락 다치다 생각이 많던 12월 28일 수요일 점심때, 정신줄을 반쯤 놓고 감자 껍질을 깍다가 우습게 보던 감자 깍는 칼에 가운데 손톱 일부가 베어져나갔다. 다행이 심하게 패이지 않았다. 다친 당시에는 아프지 않았지만, 피가 많이 나서 깜짝 놀랐다!! 지혈시키고 빨간약을 발랐다. 그런데 아프지 않고 피만 나는게 더 신기하고 이상했다. 밴드를 바른 후 급하게 밥을 먹고 사무실에 갔다. 통증은 조금 있다 느끼게 됐다. 피 때문에 놀라서, 아픈줄 몰랐나보다. 피가 멈추니까 아파왔다. 피 좀 흘렸다고 몽롱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왼쪽 가운데 손가락을 다쳤다는거다. 오른손을 더 많이 쓰니까 아무래도.. Typing할때 왼쪽 가운데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는지 새삼 깨달았다. 베어져나간 자리가 아파보여서 안 볼려고..
지난달에 주문한 '고도원의 아침 명상 달력'. 수첩처럼 생겼다. 12월 달력도 있길래 회사에 미리 갖다놨다 크리스마스 휴일도 지나고, 겨우 하루 쉬었는데도 쉰건 쉬었다고 약간 적응이 안되는 그런 하루였다. 달력을 물끄러미 보다가 문득 2011년도 이제 겨우 4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구나!!! 연말인데, 이렇게 멍하다니.. 올해는 어떤 해였는지, 머리 속 필름이 스르륵 돌아갔다. 마음 속에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집에 와서 분주히 정신없다가 씻고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비도 많이 오더니만 바람도 엄청나게 분다. 부는 정도가 평소와 다르다. 메마른 가지 사이로 빈 바람 부는 소리가 무시무시하다. 무슨 공포 영화같은데서나 들을법한 음침한 소리가 들린다. 유리창도 덜컹거리고.. 4일밖에..
보통 일요일이 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인 월요일날 쉰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오늘 하루 쉬었다. 한국에서도 곧 이런 '대체 휴일'제도를 도입한다고 들었다. 7년전 한국에 있을때는 격주로 토요일날 쉬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격주로 쉬는건 아주 오래된 옛날 이야기가 되었겠지 싶다. 지금은 5일 근무하고, 대체 휴일까지 쉴지도 모르겠구나. 간만에 휴일은 뭔가 좀 의미있게 보냈어야 하는데, 늦잠 자고 밥도 늦게 먹고, 잠깐 산책하다가 또 낮잠 자고 그러고보니 해도 일찍 져버려서 아쉽다. 6시밖에 안됐는데 밖에 깜깜한게 9시쯤 된거 같다. 한겨울엔 4시면 해가 져버린다. 겨울에 해가 짧은 동네에 살고 있다. 아까 햇살 좋은 낮에 돌아다닐때 몽실거리는 구름보고 좋아라 찍었던 사진이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
토요일 낮에 햇볕이 좋길래 밖에 나가서 어슬렁어슬렁댔다. '던킨도너츠'에 갔더니 쓰레기 버리는;; 곳 근처에 있는 작은 트리가 눈에 띄였다. 작은 선물도 놓여있는 좀 귀여운 모습이었다. 스티로폼으로 선물 만들어놓은거 같은데, 풀어놓은 사람은 뭔가; 트리에는 작은 북이 매달려있었다. 크리스마스는 거의 모든 곳이 쉬는 휴일이라서 토요일 5시가 조금 넘으니, 약속이나 한듯이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다. 크리스마스때 더 북적거리는 한국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