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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내일만 일하면 목, 금 쉰다. 몇만년만에 이런 연휴인지.. 너무 좋다. 만약에 날씨가 화창했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텐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라서 그런지 아직 그렇게까지 좋진 않다. 아마 내일 퇴근무렵에는 히죽히죽 웃으면서 좋아라 퇴근할지도 모르겠다. 날씨도 춥고 딱히 뭐하겠다는 계획도 없지만 그래도 '연휴'라서 그냥 좋다.
2004년 11월 19일 0시. 미국으로 떠나는 날 자기 전에 인터넷에 글을 남겼다. 나 이따가 떠난다..하고. 그리고 지금은 2007년 11월 18일 밤 10시 18분. 내일은 한국에서 짐싸가지고 온지 꼭 3년 되는 날이다. 3년전엔 진짜 별 생각없이 왔다. 미국 생활이 쉽지 않을꺼라는건 유학생활을 한 언니한테 들어서 약간 예상은 하고 있었는데 실제 와서 정말로 '문화적 충격'을 경험해야 했다. 언어 뿐이 아니라 문화도 상당히 달랐다. 그런데 3년동안 내가 진짜 느낀건 그런 문화적 충격뿐이 아니었다. 그동안 참 고마움도 잘 모르고 그냥 편하게 많은 것을 누리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불편함 없이 부족한 것 별로 없이 참 편하게 지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예전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시간가는대로 ..
누구한테나 중요한 먹는거, 자는거 말고도 더 중요한게 있다는걸 절감하는 며칠이었다. 컴/퓨/터가 바로 그것. 사무실에서 컴퓨터가 망가지니 이상하게 불안하고 초조하고 마치 '금단현상' 겪는 사람같이 이상하더니만 막상 컴퓨터 새로 포맷하고 다 깔고나니까 잘 먹거나 푹 자서 개운한거 이상의 효과가 나타나는거다. 하는 일들이 잘되는 것도 아니고 뭐 그딱 새롭고 좋을 일도 없는데(요새 이상하게 다운된다)도 신기하게 든든한 것이 .. 꼭 한겨울되기 전에 지하실에 가득 쌓아놓은 연탄보고 뿌듯한 사람의 심정이라. 나한테 컴퓨터가 이렇게 중요한 물건이었구나 싶다. 하긴 전쟁 나가는데 총이 없는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이왕 뽀대나고 성능 좋은 컴퓨터면 금상첨화겠지만, 그게 여의치 않으면 문제없이 잘 돌아가기만 해도 100점..
tpiano.exe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만든 원작자의 email주소가 yahoo.jp인 것으로 봐서 일본사람이 만들지 않았을까 추측이 되는데. 다운받으면 가뿐한 피아노가 화면에 나타난다. 키보드로 눌러서 소리를 낼 수 있다! 간만에 아는 노래들을 키보드 자판으로 두드려보았다. 재밌네.. http://blog.naver.com/kickthebaby?Redirect=Log&logNo=20000505307
밤 11시 46분. 밖엔 비가 부슬부슬 온다. 지금 기온은 9C(48F). 내일과 모레 모두 부슬비가 내릴 예정. 그러고보니 정말 오랫만에 내일에 날씨에 관심을 갖는다. 컴퓨터 망가지고는, 내 자신도 망가져버렸다. 평상심을 잃었고 그리고 일하는 리듬도 잃었다. 오늘부터 설치하는걸 시작했으니 내일이면 대충 쓸 수 있을정도로 소프트웨어를 다 깔 수 있을거 같다. 컴퓨터로 일하는 사람의 컴퓨터가 망가졌으니 .. 넋이 나가는 수밖에 없지. 아저씨가 아파서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오늘.. 집에와서도 유독이 컴퓨터를 많이 보고 있다. 적당히 어두운 조명에 밖에 비까지 내리니 사람 제대로 다운된다. 갑자기 '인간은 정말 외로운 존재구나'하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시멘트 바닥에 빗줄기들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를 가까이..
부팅이 안되서 Windows 2000 CD를 넣고 repair시켰더니 컴퓨터가 이상해져버렸다. 거의 하루를 종일 update시켜서 정상으로 돌려놓았는데 결국 MDAC쪽이 이상해져서 SQL이 실행되지 않는거다. 진짜 할 수 있는건 다 해보았는데..컴퓨터 밀고 소프트웨어 다시 까는게 보통 일이 아니다보니 아까워서 어떻게해서든 SQL을 실행시킬 수 있게 해볼려고 며칠 별짓을 하다가 ..종국에 오늘 아침 포기했다. .NET깔면서 MDAC 2.8이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Windows repair시면서 MDAC이 엉망진창이 되었나보다. MDAC은 아무리 상위버전을 깔더라도 하위버전을 update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MDAC이 망가지고나니까 SQL도 실행이 안되나보다. SQL 여러번 지우고 SQL service pa..
우리집 아저씨가 아팠다. 몸에 열이 나고 그 열이 눈으로 갔는지 다래끼 비슷한게 나버렸다. 마침 토요일이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잠을 잤다. 눈에 열 내려준다고 오이 마사지하고 오이도 잘라서 먹이고 했는데 별로 효험이 없어보였다. 낮에 잠깐 해있을때 우편함이라도 갔다오려다가 옆에서 누워서 나도 덩달아 낮잠을 자버렸다. 그래도 오랫만에 쌓인 email(웹진) 읽고 블로그에 업데이트하고, 공부 조금 했다. 푹 쉰 토요일이다.
요새 누군가들한테 이유없이 미움을 받고 있다. 생각해보니 그딱 잘못한게 없는거 같은데, 나 봐도 못본 척하고 되게 못되게 구는 것이다. 대놓고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는거다. 그래서 화가 많이 났다. 그래서 식식대는 중이었다. 그렇게 못되게 구는걸 보면 울컥 치밀면서 화가 났다. 부글부글.. 그러던게 "왜" 그러는지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이해가 되는 사건이 생겨버렸다. 금요일날 학생들에게 '포타이'를 나눠주고 있을 때였다. 남편이 떠준 면 담은 접시를 하나씩 주는데 어떤 애한테는 인사를 하게 되고 또 어떤 애한테는 그냥 맛있게 먹으라고 말만하게 되더라. 제일 나쁜 경우는 그냥 별말 시키지 않고 싶은 학생도 있었다! 나랑 아무 상관없는 애들인데 누구한테는 괜히 정이 가고 또 어떤 애한테는 알은척 하기도 싫..
2003-12-04 (Thu) 13:13 어떤 사람이 햄스터를 여러마리 키워봤는데. "어떤 게 젤 이뻐요?" 하고 물으니까...2가지 케이스를 얘기해줬다. 첫번째 경우. 무지 순한 녀석이다. 겁도 많고. 이 녀석은 반응도 하지 않고, 초지 일관 비슷하다. 밥주려고 손 내밀면 늘 도망다니고. 근데 이쁘단다. (길들여지진 않는단다) 두번째 경우, 아주 사나운 녀석이다. 이 녀석은 밥줄려고 손내밀면 "캬캬캭...." 하는 사나운 소리를 내면서 성질을 부린다. 그런데 이 녀석은 길이 들고 친해진단다..의외네. 바로 반응하니까 귀엽고 성질 좀 사납지만. 그래서 좀 사나운 쪽에 애정이 더 간단다. 나는 어떤 종류의 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잠시.. 2007년 11월 10일 comment. 나는 중간쯤 되는 녀석같다...
가끔 개발자들의 블로그에 가보면 이 '키보드'를 멋지게 찍어서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는걸 볼 수 있다. 나도 성능 좋은 핸드폰을 장만하면 그럴싸하게 찍어서 올려놔야지 하고 벼르고 있다가 저번주에 찍어봤다. 하루 중에 제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친구 - 키보드. 신경질나면 다닥다닥 쳐대고 기분좋으면 살짝씩 치고 내키는데로 사용한다. 영문 키보드라 한글이 없어서 이상할텐데, 이것도 한 3년 보니까 익숙하다. 한글이 찍혀있던 키보드는 어땠었더라? 처음에 키보드 외운다고 매일 1시간씩 열심히 치면서 자판을 머리에 그려보려고 무진장 애썼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오늘은 출근하면서부터 굳은 결심을 하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기필코, 결단코 많은 일을 하리라. (주먹 꽉 쥐고) 하지만 그게 내 맘대로 되는게 아니라는걸 알았다. 아침에 사무실 갔더니 컴퓨터 부팅이 안되는거다. 윈도우 로고..열심히 깃발 날리더니만 로그인할려고 암호 넣으면 푹 죽어버리고; 아침부터 전화오는데 컴퓨터는 안 켜지고 슬슬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갔다. 되게 미안하게시리.. 등뒤에 앉은 우리집 아저씨도 내 컴퓨터 봐주느라고 일을 못했다. 급하게 전화온 것만 간신히 처리하고 남편 컴퓨터에서 에러 원인을 열심히 검색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남편 컴퓨터에 그만 바이러스가 들어왔다. 악성인지 잡히지도 않았다. 3시간 동안 전전긍긍하다가 포기하고 점심먹으러 왔다. 밥맛도 없었다.집에 와서 노트북을 가지고 ..
서명덕 기자님 블로그에서 "한국 블로거와 중국 블로거의 차이점을 읽으며"라는 글을 봤다. 글 밑에 댓글들도 읽으니 찔리는 부분이 있다. 나는 주로 신변잡기성으로 글을 쓰는데, 댓글 다신 분들은 이런 신변잡기글 때문에 웹에 불필요한 데이터가 넘쳐나서 검색할때 방해가 된다는거였다. 그렇다면 나도 신변잡기, 웹에 불필요한 데이터..에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는 셈. 그런데 왜 글쓰기를 멈추지 않지요? 왜 블로그에 글을 쓰시지요? 라고 누가 묻는다면, 딱히 할말이 없다. 왜 쓰냐면... 웃지요. ('왜 사냐면 웃지요." - 라는 시에 나왔던 구절이 생각난다)
이번주까지 써야 할 글이 2개 생겼다. 블로그에 생각나는대로 편하게 쓸때는 괜찮은데, 이렇게 공식적으로 써야 하는 경우에는 부담이 많이 간다. 한때 나는 내가 '모짜르트'식으로 글을 쓴다고 생각했다. (생각하고 바로 5분내로 다 쓸 수 있는) 근데 이제보니 '베토벤'식인 거다. (머리 쥐뜯고 고민해도 생각도 잘 안나서 간신히 쓰는) 자기전에 몇자 써볼려고 컴퓨터 켰다. 요사이 교회홈페이지에 스팸댓글이 극성이라서 혹시 어디 사고난데 있나없나 보느라고 주욱 살펴보다가!!!! 별로 눌러보지 않았던 게시판 글 3개에 무려 400개가 넘는 스팸이 달려있는걸 보게 되었다. 머리카락이 쭈삣쭈삣 섰다! 윽.. 조금 저렴한 곳을 호스팅받고 있다보니 아무래도 모양새도 좀 그런데; 구석구석 챙기지 않고 짰는지 이런 스팸 공..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하게 .. 늘 한결같은 사람이 되기란 어려운 일인거 같다. 항상 열심히 하고, 지치지 않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고 싶은데.. 참 어려운 일인거 같다.
토요일밤에 한시간을 얻었다. 일요일, 그리고 오늘 1시간씩 더 잔다는 착각을 하며 자다가 일어났다. 더 자는건 좋은데 해가 짧아지니 아쉽다. 나 사는 동네는 겨울이 되도 해는 일찍 뜨는데 대신 해가 일찍 진다. 4시쯤 되면 어둑해지니 '해'가 정말 소중해진다.
이거 세 가지 모두 참 꿀꿀한 기분이다. 상황은 조금씩 다른데.. 01. 이기지 못할 싸움을 하는 기분 02. 절대 못할걸 알면서도 도전해야 하는 기분 03. 알면서 모른척 해야 하는 기분 01번, 02번 예전에 대기업에 원서를 넣거나 공사에 원서 넣거나 공무원 시험보러 갈때, 시험 끝나고 나오면서 시험끝나고 나오는 수많은 사람들의 뒤통수를 보면서 처절하게 느꼈던 느낌이다. 붙을 확률보다 떨어질 확률이 많다는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포기할 수 없던 나의 상황에 답답했던 당시가 생각난다. 자주 놀러가는 블로그 주인장이 시에서 딱 1명 뽑는다는 교원시험에 응시한다는 글을 보니 갑자기 예전 막막할때 생각이 났다. 가끔 너무 많은 일들이 몰려올때 "그래. 그래도 이 일들 다 할 수 있는거잖아. 열심히 하면 ..
2003-12-03 (Wed) 09:29 오류가 너무 많아서 넘치고 있다.뭐 별로 벌려놓은 것도 없는데 왠 버그(프로그램상의 오류를 그냥 이렇게 부른다. 버그)가 이렇게 많은건지. 잡다잡다 지쳐서(수정하다가) 어제 늘어져있는데 선배한테 한마디 들은 이야기가 힘이 됐다. 버그 없는 프로그램은 없다. 하지만 잡을 수 없는 버그도 없다 힘내고 열심히 고쳐야지. 화이팅~ (2007-11-04 comment) 이 말은 참 멋진 말이었다.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왔다. (지금은 그쳤지만) 바람도 많이 불어서 나뭇가지들도 그리고 나뭇잎도 많이 떨어졌다. 이러다가 가을도 훌쩍 떠나버릴거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주는 화날 일이 많아서 그런지 소화가 잘 안됐다. 참 여러가지 일이 가지가지 터졌다. 겉으로 화를 내기는 했지만 내 속에 들끓는 화의 반에 반도 내지 않았더니만 소화가 안되고 얼굴에 잔뜩 뭐가 났다. 분노를 통제할 수 있는 것도 훈련인데, 그런 훈련이 잘 안 되어서 그런가보다. 이젠 화도 덜 내고 '사람'됐다고 생각했는데 화날 일 생기니까 비슷하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아직 갈 길이 멀었다. 화를 덜 내게 그리고 진짜 열받을 일 있어도 입밖으로 내지 말고 잘 풀어내는 연습을 해야겠다. 사실 지나고보면 별 것 아닌데 당시엔 활화산이 되더라. 오늘은 금요일이고 또 내일은 토요일이다. 조금만 기운내서 잘 보내야지.. 하면서 평온하게 보내고 있다.
어제 10월의 마지막날이라고 나름 뭔가 다른걸 해보자. 하다가 동네에, 얼마전에 생긴 유명하다는 햄버거 가게에 갔다. (Rocky 뭐였는데..가게 이름도 기억이 안난다) 밥시간엔 사람이 너무 많아서 9시 가까이 늦은 시간에 갔는데도 빈 테이블이 별로 없었다. 햄버거 먹고 나오려다 보니 가게 안에 특이한 옷을 입은 꼬맹이들이 돌아다니는걸 보게 됐다. 아! 어제가 바로 '할로윈 데이'였구나. 내가 사는 아파트동엔 아이들이 없어서 그런지 사탕달라고 문두드리는 경우가 없었다. 한국에선 '할로윈 데이'때 학원이나 까페나 그런데에서 엄청나게 행사를 해대는 모양이다. 근데 정작 여긴 조용하다. 별로 다른 것도 없고. 한국에서 남자가 여자한테 초콜릿 주는 날로 알고 있는 '발렌타인 데이'도, 여기선 그냥 가족끼리 초콜..